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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191

세월- 김경렬 늦가을 들녘이다. 스산하게 부는 바람이, 돌아앉은 노인의 어깨를 지나 앙상한 나뭇가지를 휘감는다. 풀마른 낮은 언덕의 노인은 늦은 가을날과 더불어 쓸쓸한 하나의 풍경이 되어버렸다. 돌아가야 할 시간. 걷던 길은 잠깐이었다. 쓸쓸한 바람 뿐이다. 뉘라 있어 동무삼아 이 저.. 2011. 11. 3.
한일관수도- 강희안 아...좋다.. 이렇게 한 세상 살아도 좋겠다. 홍진에 묻힌 명리를 아는체나 하리요...하는 노랫가사가 딱이다. 냇가 넓적한 바위에 기대 턱을 받치고 엎드려서 거사는 물을 들여다본다. 아니 들여다보는게 아니라 그저 거기 있는 나무나 바위처럼 하나가 된 듯 하다. 거사의 뒤 암벽.. 2011. 11. 3.
해방- 벤샨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집이 허물어진 공터에서도 웃음은 피어난다. 그네에 매달린 아이들의 옷은 남루해도 이 아이들에게서 천진난만한 웃음까지 앗아가지는 못한다. 단순한 펜화처럼 보이는 벤샨의 그림중에서도 이 그림은 정말 따뜻하고 아름답다. 어리고 약하고 불.. 2011. 11. 3.
듣기- 가브리엘레 뮌터 말 잘하고 똑똑한 이들 사이에 있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면서도,, 그 달변과 즐거움을 미쳐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이처럼 서글프고 쓸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심성이 조용해서 듣기를 즐겨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어서 침묵해야 하는 자리라면 더더욱. 나야 뻔뻔스러워.. 2011.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