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좋다..
이렇게 한 세상 살아도 좋겠다.
홍진에 묻힌 명리를 아는체나 하리요...하는 노랫가사가 딱이다.
냇가 넓적한 바위에 기대 턱을 받치고 엎드려서 거사는 물을 들여다본다.
아니 들여다보는게 아니라 그저 거기 있는 나무나 바위처럼 하나가 된 듯 하다.
거사의 뒤 암벽에서 휘청 내려온 줄기가 바람에 살랑이듯 지나간다.
저 바람결을 한 자루 붓이 불렀다는 말인가.
사색에 잠겼는가 바람결에 묻혔는가
돌돌 흐르는 물소리가 귓전에 걸린다.
사실 그림 속의 거사는 우리네의 얼굴과 복장이 아니다.
중국의 남송대의 화풍이란다.
그런데도 크게 공감이 가고 중국풍의 느낌이 안드는 것은, 어느 사조라기보다 그윽하게 젖어드는 마음탓인가.
모르니 마음이 편하다. 그림 읽기에 노력하지 않고 그저 젖어드니 더욱 낙낙하다.
이 단순한 먹빛의 농담으로도 여름날 초야에 묻힌 거사의 여유와 한가로움 속에 젖어든, 인간세상의 무상함을 알게하니 놀랍고 두렵다.
좋다..아..참 좋다...
'그룹명 > 소금눈물의 그림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태와 천사- 카라밧지오 (0) | 2011.11.03 |
---|---|
세월- 김경렬 (0) | 2011.11.03 |
해방- 벤샨 (0) | 2011.11.03 |
듣기- 가브리엘레 뮌터 (0) | 2011.11.03 |
꽃을 따는 처녀- 폼페이 벽화 (0) | 2011.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