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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완결소설- 꽃 필 때, 꽃 질 때8

마지막 회 12/22/2003 10:00 pm공개조회수 0 8 스물 네 살의 여름은 너무나 길었다. 도대체 끝이 보일 것 같지가 않았다. 비는 시시때때로 쏟아졌다. 서양인형의 이름을 단 태풍이 서너 개씩 지나갔고 TV를 켜면 해운대 방파제로 쏟아지는 거친 파도를 언제나 볼 수 있었다. 창 밖으로 손을 뻗으면 .. 2011. 11. 10.
7. 12/22/2003 09:00 pm공개조회수 0 1 비가 내리는 토요일, 백화점에 갔다. 내가 자주 들르는 곳은 백화점 지하의 음반 코너다. 음반코너는 전자제품 코너 안 쪽 비상계단이 있는 곳이다. 비상계단을 통해 1층 잡화코너로 오르내리는 사람들과 가방을 맨 아이들로 그곳은 언제나 혼잡하다. .. 2011. 11. 10.
6. 12/22/2003 08:40 pm공개조회수 0 0 어렸을 때 파란 유리조각으로 세상을 본 적이 있다. 원래는 그것의 몸체는 코발트 빛의 아주 새파란 유리병이었다. 걸쭉한 우유같은 제산제를 담아두던 병이었는데 아버지가 조그만 컵으로 따를 때마다 끈적한 고무나무 진액같은 약이 주둥이에 묻었.. 2011. 11. 10.
5. 12/22/2003 09:20 pm공개조회수 0 0 그날 왜 운지와 나는 통도사에 갈 생각을 했을까. 기억에 없다. 챗바퀴 돌아가는 듯한 일상이 지겨워서 잠깐 바람을 쏘이러 간 것이었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운지와 나는 조금 쓸쓸하고도 낯익은 늦가을의 정경을 만나러 갔을 뿐이다. 운지와 나는.. 2011.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