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돌말사람들92 카스테라 - 마지막 회. “가끔 그 집이 생각났어. 길다란 복도가 있던 수영이네 집 말야. 유리창이 있는 복도가 있는 집은 그 집뿐이었지. 정말 예쁜 마당도 있었는데.” “그랬지. 큰외숙모 불쌍하다고 절대 그 집에는 가지 말라고 엄마가 화를 내도 수영이 핑계대고 슬금슬금 들락거렸는데.” 호봉이 웃었다. .. 2014. 2. 13. 카스테라 - 3 마을 사람들 누구도 본 적이 없는 높고 화려한 상여가 큰 마당에 섰다. 몇 년을 문밖출입이 없던 큰 외숙모가 상복을 입고 나왔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몇 년 사이, 호봉의 큰외숙모 머리는 할머니처럼 하얗게 쇠어 있었다. 아무 상관없는 마을여인들이 뒤돌아 눈물을 찍어내도록, 시부.. 2014. 2. 13. 카스테라 -2 호봉의 큰 외숙모집에 동네여자들이 모여 아래윗집이 떠들썩하게 기름냄새를 풍기는 일이 잦아졌다. 여자들은 동네 고샅길에서 서울여자와 마주치면 인사는커녕, 쌩 소리가 나게 외면했다. 철없는 조무래기들이 그 여자가 주는 것을 물고 다니다 걸리면 뉘 집 엄마한테든 너나없이 혼찌.. 2014. 2. 13. 카스테라 -1 서울행 KTX가 역내로 들어오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호봉이 시계를 들여다본다. 기다리는 열차가 도착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검은색 니트 가디건 아래로 흰 손목이 가늘다. “삼십 년 만인가? 우리가 이런 말을 할 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게 참 실감이 안 나. 넌 정말 하나도 변하.. 2014. 2. 13. 이전 1 2 3 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