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에 한번씩 여기서 애들을 진료해요.
그러니까 딱 그정도 밖에 처치가 가능하지 않다는 뜻이에요.
다행히 복막은 뚫린 것 같지 않으니 봉합을 일단 하고 지켜봐요.
급한대로 응급처치는 하겠지만 날 밝으면 꼭 병원 가야 해요.
혈당기!
이 사람, 당뇨병 있어요?
미치겠네 정말.
50도 안나와요.
밥 먹고도 50이 안된다는게 무슨 뜻인 줄 알아요?
당뇨환자는 처치법 자체가 달라요.
일단 상처가 나서 감염에 노출되면 급속하게 진행이 되요.
이렇게 혈당관리가 안되는 사람을 여기서 어떻게 치료하란 말이에요.
우선은, 급한대로 혈당부터 올려야 하니까 주방에 가서 각설탕부터 갖고 오세요.
그럼 이게 응급상황이지 노는 상황 같아요?
글루카곤...
그걸 상비하고 다니다니...
그렇게 엉망인 건가요, 아니면 그 정도로 철저하단 소리에요?
당신이나 나나 둘 다 참 운이 없군요.
위험한 환자는 죽어라 피해다닌 의사를 하필 만난 것도 당신 운이고
자기 환자 놔두고 이런 환자 맡아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도 이게 복이고
우리 둘 다 참 ... 오늘 밤이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아요.
정말 지지리 복도 없지 윤미주... 이게 뭔 꼴이야 정말...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치고 받고는 좀 딴데 가서 해주실래요?
여긴 아이들도 있고 하나님도 계시거든요.
당신들에게 이게 무슨 의미겠습니까만, 어떤 사람에겐 세상 어디보다 소중한 곳이라구요.
오염되고 싶지 않아요.
하나님이랑 친해요?
아 안 친하죠, 딱 그렇게들 생기셨어요.
근데 난 친해요.
왜 절 여기에 델고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분 뜻으로 날 여기에 두셨다면
적어도 이 사람, 오늘 내 손에 죽게는 안 하실 거란 얘기에요.
맘에 안 들지만요...
그니까 그 시뻘건 피나 좀 닦고 오세요.
여기에 누워있는 사람 피만으로도 아주 뒤숭숭해요.
아까 나한테 함부로 한 거, 미안하죠?
네 그래서 막 꼬맸어요. 흉지고 막 고생 좀하라고.
에잇~!
정말 도로 다 실밥 풀고 다시 꼬매버릴까보다.
옴마~.
오와.... 용이다....
이 사람, 정말...
머리속만 흠집 난 줄 알았더니 온 등짝이 다...
진짜 조폭이었나봐....
아니 멀쩡한 살에 왜 그림을 그려대.
요즘 좋은 종이도 얼마나 많은데...
하여튼 꼭 이렇게들 티를 내고 다니고 싶을까 몰라.
왜~ 얼굴에 그려야 무섭지 아무도 안 보게 등에다 그리면 누가 무서워해주나.
하긴 승질 보니까...흥...
음... 그쵸...
그렇다고 뭐 잘 그리지도 못한 거 좀 들여다 봤기로 뭘 노려보기까지 한대.
꼬우면 육지에 나가서 병원 가든가, 아니면 우리집 재봉틀 빌려줄테니까 알아서 꼬매보시던가....
제대로 꼬맸냐구요? 누군 밸도 없는 줄 알아요?
걍 대충했어요 뭐 어차피 온 몸이 다 흉터 투성이라 내가 꼬맨 건 보이지도 않네 뭐.
뻥친 거 맞아요. 하나님이 아실 게 모야.
그 양반이 얼마나 바쁜 양반인데.
저기요;;;
근데 지금 내 손 잡고 있거등요.
청순한 처녀 손 막 잡다가 나중에 책임지라고 뎀빌지 모르거든요.
아니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뻥쳤다구요?
입이 말짱해서 그런지 미운 소리는 줄줄 잘도 하십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배 꼬맬 때 실 좀 남겨서 입도 같이 꼬매줄 걸 그랬나보다.
어 아빠... 죄송해요.
쓸만한 놈 한 놈이면 된댔는데 글쎄 한꺼번에 셋이나 델고 와 버렸네.
뭐 하나도 쓸만하지 않지만 말이에요.
요즘은 어찌나 길 잃은 짐진 자들이 많은지...
그 중엔 어디가 좀 상하기까지 했어요.
죄송해요...
에구.. 울 아빠 또 회개기도 하러 가셨다.
사고친 딸네미 용서해달라고.
에효... 윤미주, 요즘 정말 지지리 복도 없다.
그나저나, 이참에 잘 좀 보이면 땅 사줄까나.
그 싸가지가 은혜를 제대로 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정말 맘에 안들어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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