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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연인의 마을

두목님이라네요 그사람.

by 소금눈물 2011. 11. 10.






멀쩡한 직장 놔두고 내가 지금 이게 모니.
길 잃은 짐진 자들이 왜 다 나한테만 오는 거야 이거.
착한 게 죈가? 소문 너무 나니까 인생이 정말 피곤해.
밥 사줘, 재워줘, 치료해줘, 아빠가 아끼는 옷 몰래 훔쳐다 입혀줘,
거기다가 아침부터 죽까지 해다바치게 생겼으니 참...





이 아저씨는 내내 지키고 있다.
내가 몰래 뭐라도 확 집어넣을 줄 아는가보다
눈치 챘나? 쩝~

우리 아빠요?
아 서울 가셨어요 누굴 좀 만나시겠다고.
글쎄 그 사람이 호텔에 산다네요?
세상에 희한한 사람 많아요 정말. 돈도 쌨다...





아 나 궁금해서 그러는데 요즘은 뭐라고 불러요?
아니 아니 댁네 같은 깡패를요.
건달? 깍두기? 조폭이라고 그러나 그냥?

사장님? 두목님 아니구요?





합법적으로 뭘 파시는 분인데요?
연장 파세요?
아 가끔 그래서 자기 배에다 막 실험도 하게하고 그러시나보다.
암튼 직업정신 하나는 투철하시군요.





두목니임~ 일어나셨나요





주사맞을 시간입니당~





뭘 새삼스럽게 놀란 척을 해요.
날마다 듣는 소리일 거면서.





맞아요.
이 분이 얘기한 거 아니예요.
제가 좀 총명한 거 뿐이죠.





자아 그 시커먼 속 좀 봅시다아~





음. 조옿습니다.
그럼요, 제가 또 솜씨가 훌륭하긴 하죠.





아팠어요?
별로 안 아팠죠?





여기 여기는 뭔~
당연하죠. 그 정도는 아프죠!!






연필 깎다가 요만큼만 베어도 아픈데 배를 푹 찔리고 하나도 안 아플 줄 알았어요?
자기 살 아픈 건 끔찍한 사람이 약한 여자는 어떻게 팼대?





아플 거 알면서 물어봤네요오~ 왜요~!





소독합니다아~
조금 따끔하니까 참아요~





아 참 디게 시끄럽네





거 참 가만있어요. 다시 빼서 꼬매는 수 있으니까.
아참 마취약 떨어졌다... 그냥 다시 해드릴까요?
또 애프터서비스 하나는 끝내주죠.
맘에 안들면 들 때까지 해드리겠습니다.





아이구 아이구 엄살이 심하시네요.
제비 뽑아서 두목 시키나 봐요.





내가 뭐래요 드러우면 육지에 바로 나가면 병원 쌨다니까.





자아 다 됐어요 다 됐어.
꾹꾹;;;;





조금 세게 눌렀나?
그러게 요즘 부쩍 손힘이 세어져서요 내가.
아주 죽네 죽어.
아 배에 칼 들어갈 때도 아얏소리 않던 사람이 뭘 요딴 거에 그렇게 숨이 넘어가시나.





아아 걱정마세요.
당신네 두목님 어떻게 할 생각은 없으니까.
나도 눈 있고 기준도 있다구요.





거 참. 진짜 디게 시끄럽네~!!





칼을 맞을 정도면 엄청나게 나쁜 일을 하셨나봐요?





왜요, 정곡을 찔렀나요?
그러게 내가 눈치가 또 너무 좋으시다니까.





그런 일.. 안했다구요.





제발 진심이어야 할텐데...





엉뎅이 까요~!
뭘 멀뚱하게 봐요?





아~! 칼은 자주 맞아도 주사는 처음 맞으시나보죠?
아니면 엉뎅이가 어딘지 모르시나?





의사한테 직접 주사맞는 호사, 그거 아무나 누리는 거 아닙니다.
나중에 특진비에 주사료까지 왕창 붙여서 청구할 거에요.





어이구 어이구~
누가 들으면 사람 하나 잡는 줄 알겠네.





자 다 끝났어요.
고만 좀 울상지어요.
우리 애들도 이렇게는 엄살을 안 떨어요.





아 참, 우리 아빠가 혹시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물으면요.
의사가 꼭 필요한 순간에 내가 기가 막히게 딱 지나갔다,
아마도 두목님 살리려고 하나님이 보내주신 모양이다
날개만 없지 천사가 따로 없더라
어쩌면 이렇게 훌륭한 따님을 두셨냐, 나도 꼭 이런 딸을 낳아야 되겠다
뭐 이정도로 해주세요.





음.. 스토리가 너무 정확했나?
뭘 그렇게 감동적인 표정을 지으시고?





아 그럼요!
생명의 은인한테 이 정도 예의도 못 갖춰주십니까?





뭐요~!
아침부터 손수 죽 끓여다 바쳤더니 뭐가 맘에 또 안드는데?
나는 댁 머리에 올라앉은 그 새집이 더 맘에 안 들어~!
말야, 아침에 정신 들었으면 세수부터 발딱발딱 하던지.





그쵸.. 아버지한테는 살짝 진실을 조금 왜곡시켜달라는 말씀이죠 네.





자꾸 생색내는 거 같아 나도 좀 찝찝하긴 한데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 건 맞지 않나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뭐.





아버지 몰래 땅 파는 거 <불법> 아니냐구?
불법?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합법>적으로 칼을 맞으셨나 보지요?





살려놨더니 누가 여기로 데려왔냐구?
말하는 네가지 좀 보라지.





누구 땜에 살았는데 말야...
에잇~ 걍 확 부둣가에 내려놓고 잽싸게 튀는 건데...





부탁하나 합시다?





오마나 부탁을 하려니 존댓말이 술술 나오시나 보아요?





꼽다고 같이 말 놓으면 양아치게요?
좀 젠퉐하게 삽시다 네?





댁이 두목님이든 뭐든 앞으로 나한테 소리지르거나 징징거려도 얄짤 없어요.
내가 당신한테 군밤 한 쪼가리 얻어먹을 일도 없고 말야.


부탁이 뭔데요?
설마 꽃남방 무늬 작은 걸로 또 갖고오라는 말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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