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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펼쳐진 일기장

세계테마기행을 보다가

by 소금눈물 2011. 12. 14.

드라마도 시큰둥하고, 공중파뉴스도 믿지 않고-

그러다보니 거의 유일하게 기다렸다가 보는 것은 교육방송의 <세계테마기행> 요거 하나 보다 자다 한다.

 

요번 주는 북아프리카 튀니지 편이다.

허허벌판, 쓸모있는 나무라고는 몇 그루 올리브 뿐인 그 암담한 사막에 사는 베르베르족 가족.

부모에게 물려받은 손바닥만한 작은 밭과 그 밭가의 올리브나무, 양 한 마리에 기대 사는 가족을 보다 마음이 심란해졌다.

목가적인 아름다운 풍경... 먼지이는 황야에서 그래도 맑고 소박하게 사는 가족. 양을 애지중지 돌보며 그 양이 잘 커야 쉬고 있는 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는 소년. 손바닥만한 밭에 의지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아버지. 별볼 일없는 식재료지만 정성껏 대접하는 어머니.

 

오랜 세월 주변의 강대한 민족에 치여 사막 골짜기로 숨어들어온 베르베르족. 그 황량한 사막에서 오랜 세월 전통으로 이어져 온 생활도구와 지혜로 종족의 명맥을 겨우 이어가는 마을 사람들.

 

아마도...지금의 나라면 살 수 없겠지.

오지 사막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주 단순하고 유치한 감상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 곳에서는 시간도 아주 천천히 흐르겠지.

전설이나 신화는 이제 그런 곳에만 존재한다. 모래바람속에서 천천히 지나가는 시간들. 신들은 이제 그런 곳에서만 산다.

박복한 신들.

인간들은 과학의 발달과 풍요로운 물질속에서 시간도 정신도 모두 잃어버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조상을 키워준 신도 버렸다.

 

 빠르게 늙어가는 나.

하지만 늙은 몸으로 기다리는 죽음은 또 친절하지도 않아서 생각만큼 빨리 오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비극이지.

늙음이 낡음이 아니면 참 좋겠지만 그런 축복을 받는 사람은 그리 많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