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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읽기에 게으르다. 워낙 편벽된 취향탓이겠으나 어쩌자고 갈 수록 소설은 더 안 읽는다. 소설 뿐이랴, 시나 평론에 대해서도 이러니 아마도 문학 일반에 대한 흥미가 적어진 건지, 아니면 신포도가 되어버려 보기 싫어진 건지. (아마도 후반 탓이겠지..)
지난 연말 탐도갤모임에서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책을 이제 읽었다. 읽으면서도 몇 번이나 웃다가 밑줄긋다 했다. 역시나 한창훈! 의뭉스러운 입담에 슬그머니 미소를 짓다가, 아 이건 나는 죽어도 모를 말이겠구나 조용히 감동도 하다 그랬다.
행복하고 즐거운- 이라고 하다보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시난고난한 인물들의 한숨이 떠올라 즐겁다-라고 말하기가 미안해진다.
내가 쓰고 싶어한 이야기는 참말 이런 글들이었다. 작가와 독자가 하나가 되어 그 삶을 함께 짊어지고 고개를 넘으며 그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적시며 동화가 되는 것. 몇 마디 말장난에 귀만 열 게 아니라 그 마음에 젖어 고즈넉해지는 것.
한창훈의 소설은 너무 반짝거리지 않아서 좋다.
군불 눅지근하게 땐 안방 아랫목 같은 소설, 검게 그을은 장판에 덮인 이불처럼 묵은 땀냄새가 묻어나는 그런 따뜻하고 어쩐지 슬프기도 한 그 삶의 냄새가 있다. 제 그림자도 찾지 못하게 달려가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쳐진, 그러나 그 세상에서 끝끝내 자기 자리를 찾고 희망을 남겨두고 싶은 안간힘 같은 것을 본다.- 이런 말이 왜 이렇게 허망하고 쓸쓸한지..
<홍합>의 문기사는 행복하지 못했구나. 그 발랄하던 홍합공장 아줌마들은 다들 그 배를, 그 바다를 떠나버린 것일까. 따라가지 못한 늙은 남자들만 폐선이 된 낡은 배를 붙잡고 파도에 굽은 허리를 쓸어내며 엉거주춤 서 있구나...
읽다가 허우룩해졌다.
내가 버리고 온 돌말의 청춘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피거품이는 비명소리에 잠긴 이 겨울, 철만이와 진만이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제목 : 나는 여기가 좋다.
지은이 :한창훈
펴낸 곳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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