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순례 5. <담양 소쇄원 - 1>
나으리의 부름에 힘입어 봇짐 둘러메고 토욜 긴 여정길에 올랐소.
다모질을 끊고 속세로 돌아와 밥벌이에만 충실하기로 굳은 맹세를 하였는데, 나으리의 부름이 하도 간곡하고 절절하여 어쩔 수 없이 (진짜요 버럭~!!) 밥벌이 임무가 끝나자마자 후다닥 길을 떠났소.
( 안 믿기오? 믿으라 하지 않았느냐아~~~!! 갑자기 이 대사가 ;;;)

광양 매화밭도 갔거늘, 담양이야 그야말로 순식간....이 아니라 도착하고 보니 한밤중이었소 ㅠㅠㅠ
컴컴한 소쇄원 문전, 매표소 도령이 한사코 못 들여보내주겠다는 걸 (마을 사람들의 밤이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규칙이었다오. 명심하시오, 해저물면 아니되오~~!!) 소인의 용모파기를 확인한 도령이, 이 미모에 혹해서 들여보내주었다오. 꽁짜루~!!
미모..미모라 했소?

처음으로 전면 공개하는 소금눈물이오.
우리 동네의 미모기준은 소인이라오.
태클 걸지 마오! 지방색이 독특한 곳일 뿐이오 버럭~!!
엄청난 주먹의 압박 ;;;
함부로 태클걸지 마오. 주먹을 쓰는데 지위고하를 몰라보는 주먹질이라오;;

보이던 말던 찍기는 허벌나게 많이 찍었소.
그런데 찍어보니 역시나 전설의 고향 삘이었소 ㅠㅠㅠ
하는 수 없이 담날을 기약하고 내려올 수 밖에 없었소.
담양읍을 얼마나 헤맸는지 모른다오.
아뉘 도대체 그 동네는 얼마나 건전행복의 동네길래 나그네 하룻밤을 의탁할 숙소가 읎었소!!
하여, 온 읍내를 몇 번을 뒤지고, 지나가는 도령들에게 수십번...아니 몇 번..을 물어물어 ~(무쟈게 친절하긴 했소. 역시 이쁘면 사는 데는 편리하단 생각을 다시 했소


생각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모텔이었다오.
가격도 그렇고 새로 지은 집이라 깔끔하고 서비스도 만족할만한 수준이었소.
혹시나 이 근처에서 기행을 할 폐인 있으시면 연통 주시오. 이 객사 이름을 가르쳐 드리리다.

그렇게 밤이 깊어서 시킨 김치찌게 백반.
보기는 허술해 보여도 저 김치찌게 꽤 맛있었다오.
우야튼...
밤은 깊고 깊고..
우리들의 다모는 줄기줄기 풀어졌소.
온갖 삘의 다모스토리와 다모 외전들, 폐인들의 본방시절 재치만점 글들, 다소방의 명문대가(名文大家) 폐인들.
-나으리께서 난을 진압하시고 만일 무사히 일을 마치신 다음에였다면?
-그래도 그 분 성정에 온전하게 벼슬자리 하진 못하시지.
-너무 대쪽이야. 뭐 역난진압의 공을 인정받아 선전관으로 제수된다 해도 힘들지. 정적도 많고. 치명적으로 옥이가 무사하지 못할걸~
- 그렇지요. 아비가 역적이었다는 것이야 뭐 제가 세운 공이 있고 이미 받은 벌이 있으니 그렇다 치지만 오라비가 난을 일으킨 수괴중의 하나였는데 남아날 수가 없지요.
-초야로 표표히 돌아가서 사셨다면 직업은 뭘루 하셨을까요?
- 음.. 황보도장 같은 거 어떨까요?
- 푸히~ 항마지검세, 비룡직진세 전수관.. 모 그런?
- 웅, 사범은 원해로 하고.
- 아냐 아냐~ 도장은 딱 조치오 종사관이지. 절대 타협이 없는 강직함~!!
- 그럼, 움.. 공부가 깊으셨으니 모 그런 걸로도 되고,,, 앗 그림을 그리시면서 여생을?
- 나으리 강직함에 생계가 어려워지면 옥이가 찻집을 차리는 거야. 차맛 하나는 제대로 낸대잖아?
- 찻집도 좋고 술집도~ ^^;; 그러다가 손님이 껄쩍찌근하게 굴면~
-어깨뼈를 빼버리는 거쥐. " 더럽게 늙었구나~!!"
-낼 일정은 요?
-소쇄원 들르고, 대숲에 가보고, 음...또 어디 가 보고 싶은데 있수?
-선암사 다시 가 볼까요? 매화밭이야 뭐 꽃이 없을테니 좀 그렇고..
-선암사라.. 시간이 어떻게 될라나..
-아무래도 나는 선암사가 좋아요. 윤의 추억이 더 많아서인지..
-거기 여름이 있었지요?
-있었지요. 수월대사 잠 들었을 때 주장자 훔치던 옥이 마당도 있고..
-아무래도 소금낭은 나중에 선암사로 가서 공양주라도 해야 할 거 같으
-긍게 나는 거기서 공양주로 살고 낭자는 소쇄원에서 매표원으로 사는 거야.
- 윤폐인들 막 기행 오면 꽁짜로 해 주고?
-히히~


톨게이트에서 소쇄원을 물으니 지도를 주셨다오.
준비해놓은 캡쳐로 미리 내일 일정을 의논하며..
도란도란~;;;
밤은 깊고..
어둠에 쌓인 소쇄원을 잠깐 생각하면서, 내일 아침 일찍 들어가보자 약속하면서..
각자 도련님과 차두리와 남일이와 히딩크를 그리워하면서 ( 케이블티비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축구경기를 해주었소 ;;;)
이윽고....
-투 비 컨티니유우드~~~~
'그룹명 > 그녀는 다모폐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지순례 5- <담양 소쇄원 - 3. 제월당> (0) | 2011.11.16 |
---|---|
성지순례 5- <담양 소쇄원 - 2 광풍각> (0) | 2011.11.16 |
소쇄원, 자알 다녀오겠습니다 ^o^ (0) | 2011.11.16 |
別離 (0) | 2011.11.16 |
단연(斷緣) (0) | 2011.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