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5- <담양 소쇄원 - 3. 제월당>

어린 우리 나으리, 전 참판 자제 도령의 횡포로 딱 하루밖에 못 다니신 서당, 제월당이오.

새벽에 는개비가 살짝 내려서 고즈넉한 풍경이 더 아렸소.

비 개인 뒤의 상쾌한 달을 뜻하는 이름이라오.
위치로 보면 광풍각 바로 뒤의 조촐한 전각이오.
족자를 떼고 나니 좀 썰렁해보이지요?

요 자리쯤...

생각보다 굉장히 좁은 마루라오.

다모 분위기를 맞추려고 뒷문을 살짝 열어보았소.
초여름 뒷뜰의 정경이 고요하게 펼쳐졌소.

잘난 양반가문의 자제들이 놀 동안, 우리 도련님은 어울리지도 못하고 저기 뒷뜰의 어디쯤에서 서서 지켜보지 않았을지..
마음이 싸하게 아파졌소 ㅜ.ㅜ...

제화죽을 쓰시던 자리도 앉아보고 만져보고...;;;

제월당 바로 옆 언덕에서 찍은 전면사진이오.
소인 보기보다 (!) 상당히 버거운 몸으로 요기 올라간다고 무쟈게 끙끙거렸소.
하마터면 굴러 떨어져서 문화재 파손시켰다고 고발당할지도 모르겠다는 공포가 엄습하는 순간이었소


제월당에서 아래 광풍각으로 내려가는 쪽문이오.
우리 옥이는 이 문으로 찻상을 들고 다녔을 것이오.

언덕에서 광풍각을 내려다보며..

옥이처럼 다시 길을 떠납니다.

저기 어디쯤에서 우리 나으리가 배웅해주시는 모습을 떠올리며

안녕~ 나으리~
다시 오겠습니다 ^o^
이제 어린 우리 도련님의 서얼의 한이 비에 젖어 흐르던 그 대숲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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