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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장미- 김강수

by 소금눈물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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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친구가 파일로 보내준 영화 스캔들을 보았다.


배우의 연기가 어떻고 캐릭터가 어떻고 하면서 영화를 읽기도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영화가 다가올 때가 있다
이 감독.. 많은 작품에서 만날 수는 없지만 그 독특한 색감과 섬세한 감정연출이 좋아서 나는 늘 눈여겨 본다.
"정사"에서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하기 위해, 그 단조로운 회색톤의 수트를 내내 입고, 집안 구석구석까지 먼지 하나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었으면서 숨막힐 듯한 건조함이 오히려 무언가 깨어지기 직전의 팽창된 어떤 유리공처럼 느껴지게 했던 감독이다.

이 스캔들, 다시 한번 이재용표를 느끼게 한 영화였다.
손에 잡힐듯한 비단천의 아름다움, 적요한 부용정..여인들의 후원에 홀로 피었다 지는 꽃들.
빗방울이 떨어지는 마당..

그림편지에 왠 영화얘기냐고?
이 그림을 미술잡지를 뒤적이다 보고 처음 든 생각이 바로 영화 스캔들이었다.

조씨부인댁 회랑을 조용히 지나가는 여인들의 그 비단치맛자락..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고 손끝에 그 부드러운 감촉이 만져질듯한 그 느낌이 그대로 보였다.

무어라 형언키 어려운 아름다움이다.
꽃병을 흘러 넘치는 장미송이들..노방천같은 청록의 배경으로 명주 저고리같은, 그 저고리의 붉은 동정같은 꽃에서 말재주 없는 이의 짦은 혀를 탓할 수 밖에.

더는 못쓰겠다.
덧없는 소리는 그만 덮고 그림이나 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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