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고 똑똑한 이들 사이에 있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면서도,, 그 달변과 즐거움을 미쳐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이처럼 서글프고 쓸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심성이 조용해서 듣기를 즐겨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어서 침묵해야 하는 자리라면 더더욱.
나야 뻔뻔스러워서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주제면 얼른 , "저거 다 헛소릴거야. 자기들도 못알아들을 걸 뭐~" 하면서 얼른 문을 닫아버리는 재능을 가졌지만 그런 담대함(!?)도 없는 이들이라면 십중팔구...상처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접시위에 놓인 소시지의 방향대로 기우뚱 하게 기울인 사람은 군인 출신 화가 야블린스키였다.
이 대화의 주인공들은 달변과 재치로 풍성했던 끌레와 칸딘스키.
술집일까? 낭자하게 예술에 대한 토론과 달변이 쏟아지는 벗들의 유쾌한 자리.
그런데 그 친구들 사이에서 이 동그란 얼굴을 가진 이만은 이해할 수 없다.
같이 느끼고 싶어서 한껏 이야기의 방향으로 몸은 기울어졌지만 어쩐지 소외된 쓸쓸함이 느껴진다.
배움이 짧고 턱없이 갈망만 큰 나는 여러군데서 이런 쓸쓸함을 가져야 했다. 아 세상엔 왜 그리 잘난 사람도 많고 똑똑한 사람도 많은가...
줄기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내색도 못할 만큼 어설픈 자존심만 있어서, 대화의 끝자리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을 곱씹으면서 서둘러 돌아와 사전을 뒤적여야 했을때..이 서글픔...
의도적으로 현학을 자랑하면서 주위사람들을 기죽이는 이들을 그래서 나는 이뻐할 수가 없다.
뻔히 보이는 얇팍한 수작으로 주위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이들을 보면 더더욱 화가 난다.
다른 이들의 지적인 부족함을 자기과시로 삼는 이들은 정말로 밉다.
몇달 전에 적나라한 그 모습들을 보면서 암담하고...서글펐다. 대놓고 가방끈이 짧니 기니 조롱하는 이들은 그 인품에 냉담한 눈길만 던질 뿐이다.
몰라서 어리둥절한 이도 있고 알면서도 씁쓸해서 입다물고 지켜보는 이도 있다.
(에구...그림 얘기하다 또 엉뚱한데로 갔다..고질이다...ㅜ.ㅡ)
그러고보니 나 역시 그 냉담한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잘난척 하는 말투 버리고 먼저 인간이 되란 말..스스로에게 할 소리다.
이 순진해뵈는 화가양반에게 맥주 한잔을 내가 권하고 싶다.
야블린스키..기죽지 마세요. 잘난 사람들, 잘난척하면서 그대로 살라고 합시다.
모자란 이들끼리 어깨동무해가며 살자구요.
당신의 선한 두 눈에 반한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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