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전의 그림을 볼 때마다 아름답거나 마음이 따뜻해지기 전에
왜 이리 슬퍼지고 낮아지는 지 모르겠다.
분명 화면 가득한 붓질이나 바라보면 텅 빈 것 같은 쓸쓸함.
눈이 쌓인 한촌, 혹은 늦가을의 쓸쓸한 고성....
키 낮은 두어그루의 나무가 서 있거나 그마저도 없는 텅 빈 황원에 우거진 억새, 낮게 흐르는 개울,
땅에 바짝 엎드린 오막.
지게를 진 농부는 무너진 고성벽이나 억새숲을 따라 나귀나 아낙을 세우고 돌아간다.
구부린 어깨위로 내리는 가을저녁의 쓸쓸함은 인생의 고단함이나 서러움같은 것과는 다른 색깔이다.
분명히 빈한하고 외로운 산중의 모습일텐데도 어찌 보면 세상의 것이 아닌 듯, 벗어난 다른 선계의 것인듯. 오지않고 갈 수 없는 어떤 외로움의 "우리 산야"......
독특한 미점법은 사실 그의 독창이 아니고 송대 미모(米某)부자가 창안했다는데 그런데도 그의 그림에서, 특히나 우리 산야의 적요하고 쓸쓸한 모습을 보여줄때 기가막히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다.
한국미술 오천년전 세계 순회전에 들어간 그림이라고 한다.
그의 친일이력에 붙은 답답함과 입에 올리기 싫은 전력들을 내내 울적해하면서도 내가 저리도록 좋아하는 그의 그림들..
어쩌자고 그가 보여준 우리 산은, 들은
이토록이나 아름답고 아련하도록 슬프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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