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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동유럽여행

7. 헝가리 부다페스트

by 소금눈물 2019. 8. 14.



대통령 집무실 앞 광장에서 왕궁을 내려다보는 곳입니다.


관저 문에서 매 정각이 되면 근위병 교대식이 있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어찌나 허무하던지. ㅎㅎ;;; 대만의 근위병교대식보다도 기대가 와르를 망가지는.... 일부러 기다리진 마세요. 허무합니다.


사실 이때쯤이면 여기가 어딘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가물가물하네요.

아흐레 여정 중에 다섯나라를 거쳐서 여행한다는게 그 나라의 속살보기까지 기대하면 안되는거죠. ㅜㅜ




세체니 다리와 국회의사당이 보이네요.

저기 유람선이 떠 있는 곳...


다뉴브강은 생각보다 굉장히 유속이 빠르고 물이 탁했어요. 일곱 나라인가를 거쳐 흐른다는 다뉴브강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의 이미지와는 다른, 그렇게 아름답지도 푸르지도 않았어요. 강물을 이루는 광물색 때문이겠지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헝가리 유람선 야경을 찍으려고 무리해서 사진기도 새로 샀는데, 떠나기 직전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스케쥴에서 완전히 빠져버렸어요.


이 날 우리를 맞으러 나오신 현지 가이드 분의 말씀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현지에 거주하시는 한국인 교포분들은 주재원과 상사원, 교포  가족 다 합해서 팔백 여 분 된다고 하네요.

 지금 직업으로 하던 이들은 사고 수습을 돕기 위해 유가족들이나 정부관계자들 지원을 위해 다 나가있답니다. 아무래도 현지사정을 제일 잘 알고 행정업무에도 밝으니까.

원치않는 일을 갑자기 맡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누구라도 돕기 위해 나서지 않겠냐며 하시는데 고맙고 정말 감동했습니다.

인천에서부터 인도하는 여행사 전담 가이드 외에도 현지에서 만나는 가이드들 모두 안타까운 사고와 이러저러한 인연들을 맺고 있었습니다. 누구는 어떤 가족과, 누구는 사고당한 가이드들과 선후배,전 현 동료관계들로. 업계 바운더리가 같다보니 모두 각자 인연들이 있나봐요.

안타깝고 눈물나는 사연들이 다 있지만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하나같이 사고 이후 유럽의 국가들과 국민들이 우리 정부 대처에 대해 감탄과 감동을 금치못한다고, 안타깝고 비통한 와중에도 정부에 대해 정말로 고마워하고 자부심을 가진다는 말이었습니다.

신속하고 꼼꼼한 대처와 놀라운 외교력, 국가의 각 기관의 능력과 책임감들에 크게 감동하고 만나는 외국의 관계자들과 외국인 지인들이 부러워한다고 자랑스러워하는 점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이탈리아로 수학여행을 간 어린 학생들이 버스사고로 14명이나 희생된 참사가 있었습니다.

그때 별다른 손도 못쓰고 가슴에 묻어야 했던 헝가리 국민들은 저 거센 물살에 실종된 자국민을 한 사람이라도 찾기 위해 장관이 거듭 찾아오고 외무부 공무원들과 현지의 대기업 리더들까지 자기 일처럼 나서서 뛰고 헝가리 역사상 처음으로 국가정보기관 회의에 외국의 기관원이 들어가 합동회의를 하는 걸 보고 놀랐대요. 저 나라는 아득하게 먼 나라에서 벌어진 사고에서도 단 한명이라도 찾겠다고 저리 애를 쓰는데 우리는 무엇을 했나 한탄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한국의 저력과 국력에 대해 놀라고 부러워한다고요. (우리도 얼마 안되었.... -_-;)


다뉴브강이 일곱 개 나라인가 여덟 개 나라인가가 거쳐 흐른다는데, 실종자를 찾겠다고 그 강을 막는다는 초유의 발상을 하고 실행을 하는 나라는 역사상 처음이었대요. 너네 나라의 국력이 얼만큼 대단하길래 다뉴브강을 막을 수 있느냐고, 입을 못 다문다고 합니다.


워낙 대단한 참사가 거듭되어 쌓이게 된 능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유럽사람들이 놀란 것은, 유해 확인을 단 두 시간만에 해버리는 한국 과학수사대의 능력에 기함을 했다네요. 과학기술이 뛰어나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대단한 나라에서도 신원확인이 8일 걸린대요.


인도네시아 쓰나미때도 한국의 법의학자들 능력이 소문이 났지만 이번 일로 더 명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의 기관에서도 한국을 다시 보고 배우러 온다고 하면서, 이전에는 관광이나 경제쪽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나라로 알았는데 과학기술쪽으로도 컨펌이 많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다시 있어서는 안될 참사지만 그 와중에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그런데 한국 언론쪽에서는 이런 현지의 말은 실리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하십니다.


가이드를 맡아주신 분은 현지 상사원으로 헝가리와 국경이 열리던 거의 초기에 가셔서 정착하시면서 국내 정치는 잘 모르고 관심도 없던 분이라는데 이 정부 들어 그야말로 국가의 힘과 문화의 힘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크게 도움을 받는다면서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BTS를 꺼내면서 먼저 다가오고 그러다 이 번 일로 다시한번 한국을 봤다고 부러워 한다고. 가슴 아픈 중에도 자긍심을 느낀다고요.



국립미술관인데 이곳은 헝가리 화가들의 작품만 전시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충분하면 마음껏 돌아보고 싶은데, 이번 동유럽 여행에서 미술관을 마음껏 보지 못해서 그게 너무 아쉬웠어요.




헝가리 민족의 상징인 전설의 새 투룰(Turul)’이 보이네요.

헝가리 민족의 시조인 알모시의 어머니가 태몽으로 꾼 것인데, 꿈에 투룰이 나타나 태어날 아이가 위대한 민족의 훌륭한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을 했다고도 하고  마자르 민족의 지도자가 꾸었던 꿈에도 투룰이 나타나 독수리에게 공격받는 그들의 말을 구하고 지금의 헝가리 영토로 인도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부다와 페스트는 각자의 문화를 문화를 지닌 다른 도시였어요.  역사의 부침을 거쳐서 합병된 수도가 되었는데 유적발굴이 한창이랍니다.





14세기, 페스트가 그친 것을 기념한 성삼위일체 탑.


헝가리의 영웅인 마차시의 이름을 딴  마차시교회입니다.





날이 흐려서 이 아름다운 교회의 본 모습을 함께 누릴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지붕 모자이크가 참 아름답지요?



교회 문 장식이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까.




네오 로마네스크, 네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마차시 교회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유럽의 웅장하고 거대한 성당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성당이라니.

도자기 모자이크로 올린 지붕은 졸너이제 양식이라는데 내부를 볼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 분이 주인공이시군요.




왕궁을 나와 잠깐 들른 면세점.

가격은 몹시 셌지만, 자수가 아름다운 식탁보나 인형들이 많아서 지출이.... -_-;;;







마차시사원을 두고 잠시 산책 중입니다.



성모자상의 인형이 장식된 광장의 어느 찻집.





광장 공원에서 아름다운 합창 소리가 들립니다.

외국여행객의 발길도 한동안 잡혔습니다.



마차시교회의 광장은 어부의 요새와 함께 합니다.

요새의 일곱개의 뾰죽탑은 헝가리를 건국한 일곱 명의 마자르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19세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고 있을 때 다뉴브강을 통해 침입하는 외적을 막아낸 어부들의 이름을 따서 어부의 요새라고 이름지어졌습니다.



헝가리 초대 성왕이었던 성 이슈트반의 기마동상이 시민군들이 지킨 요새 안에서 당당하게 서 있었습니다.

기독교를 전파하는데 힘을 써서 교황 그레고리오 7세로부터 헝가리의 사도왕 작위를 받았다네요.



일곱개의 뾰죽탑은 헝가리를 건국한 일곱 명의 마자르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19세기 시민군이 왕궁을 지키고 있을 때 다뉴브강을 통해 침입하는 외적을 막아낸 어부들의 이름을 따서 어부의 요새라고 이름지어졌습니다




다뉴브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네요.




어이쿠 깜짝이야 =_=



광장 옆 스타벅스가 있어요.



돌아다니다 지쳐서 한 잔 마신 커피가 어찌나 시원하던지.

여독이 싹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커피값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었어요.



요새에서 내려다보는 세체니다리와 다뉴브강.





저녁이 깃들면서 마음도 몸도 지쳐서 이젠 안 보입니다.

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패키지 여행은 이게 힘들죠.



사진은 찍었지만 사실 식사는 입도 못 댔던.

컨디션이 너무 나빠서 굴라쉬가 이런 거구나.. 사진만 찍었네요.



그냥 떠나기 아쉽다고 일정에 없던 곳으로 안내해주신 가이드님.

그 아름답다고 소문난 다뉴브 유람선을 못 타니 야경을 구경이라도 하고 가시라고 겔레르트 언덕으로 데려다주셨어요.




우리가 보았던 왕궁과 국회의사당 사이에 놓인 다리.

저 모습을 보려다 그 사고가...




12세기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하려다 순교한 이탈리아인 성 겔레르트가 순교한 장소로, 그의 이름을 따서 겔레르트 언덕이라고 부른답니다. 해발 약 235m의 언덕으로,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이곳을 혼자 보러오진 말라고, 도박장이 있어서 좀 위험하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이 모습을 못 보고 갔더라면 서운할 뻔 했어요.





안녕 다뉴브, 안녕 부다페스트, 안녕 겔레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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