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코카서스 가기를 꿈꾸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이나 누군가의 아름다운 여행담으로 가보지 않은 먼 나라를 꿈꾸게 되지요.
제가 보았던 사진은 바로 이 곳이었습니다.
어쩌면 파스텔로 그린 듯이 아름다운 초록의 나라, 때묻지 않은 자연과 아직 자본주의의 천박한 물결에 덜 휩쓸렸을 듯한 고요하고 정결한 수도원의 종소리가 들릴 듯한 언덕,-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지 않나요.
그래도 건강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 않았다면 쉽게 갈 생각은 못했을 거예요.
주위에서 코카서스를 가 봤다는 사람은 아직 한 명도 못 만나봤거든요.
- 조지아? 미국 가게?
-아 커피..?
보통 반응이 이렇습니다.
옛 이름이 그루지아였고 옛 소련 연방 중 하나였고 아르메니아는... 어쩌고 하면
- 갈 나라가 얼마나 많은데 무슨 그런 듣도보도 못한 나라를 가냐
이러더군요 ㅜㅜ
하여튼-.
미루다 정말 아주 못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자, 사직서를 던지면서 바로 미친듯이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코카서스는 3국으로 묶어서 상품이 나와요.
물론 자유여행으로 갈 수도 있지만 제가 도전하기엔 아직 난이도가 있어서 일단 패키지로 알아보았습니다.
보통은 3국으로 묶어서 상품이 나와요.
이 나라들의 위치는 대략 이렇습니다.
그러나 9박 10일에 세 나라를 둘러보기란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지요.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 범기독교문화권이지만 이 중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인데다 두 나라와 아제르바이잔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알고 있는지로 과감하게 아제르바이잔을 빼고 두 나라만 도는 상품이 있는지 다시 검색합니다.
그리하여 선택한 한진관광의 패키지, 대한항공 전세기가 뜨는 상품!
(이러다보니 완전 광고삘이지만 해당 여행사에서 1도 협찬이 없는 완전한 개인후기입니다)
이 선택이 아주 좋았다고 지금도 생각해요.
코카서스가 아직 우리에게 낯선 고장이므로 일단 이 나라들이 어떠한 나라인지 거칠게 설명을 해볼게요.
혹시나 정보 검색을 위해 오신 분들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1. 조지아(그루지야) : 코카서스 산맥의 비경과 와인의 발상지입니다.
현재 유럽 백인의 시조인 코카시언(Caucasian)이 유래한 지역입니다. 5천m급 고봉들로 둘러싸여 있는 나라고 그들 스스로는 세계 최초로 와인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일명 ‘황토항아리’ 와인 제조·숙성법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중세에 강력한 조지아 왕국을 건설했으며, 최고의 번영을 누렸던 시기는 10~13세기였습니다. 오랫동안 터키와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20세기 들어서는 구 소련을 구성했던 공화국 중 하나였습니다. 구 소련의 악명높은 독재자 스탈린의 고향도 조지아입니다. 우리에겐 '그루지아'로 익숙한 이 나라의 이름은 '성 조지의 나라'라는 이름에서 따왔고 그루지아는 러시아식 발음이랍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유전적 요인이 겹쳐 세계 4대 장수지역으로 꼽힙니다. 요거트, 치즈, 절인음식 등 다양한 발효식품과 풍성한 유기농 자연식품의 산지로 유명합니다.
2. 아르메니아 : 슬픈 역사를 간직한 사도교회의 성지
로마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했던 나라입니다(AD 301년). 무수한 외세의 침입 속에서도 자신들의 문화와 문자를 간직해 왔습니다. 1차 세계대전 와중에 터키의 무자비한 학살로 150만 명 가량이 희생되는 대참사를 겪기도 했습니다. 당시 살아남은 아르메니아인들이 러시아, 미국 등으로 흩어져 일명 ‘아르메니아 디아스포라’를 형성했습니다.
노아의 방주가 도착했다는 아라라트산이나 노아의 방주 파편,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른 창 등 종교 유산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돼 있는 주상절리, 해발 1900m에 자리잡고 있는 세반호수 등 자연경관도 빼어납다.
말은 이렇게 거창해도 이 블로그 쥔장의 성격상, 여행후기는 주구장창 쓰잘데기 없는 사진들로 채워질 것이 백퍼센트입니다.
아래 영상만으로 보고 나가셔도 충분해요 사실.
이 여행 앞서 먼저 간 동유럽 여행기를 쓰려다 뒤에 다녀온 코카서스를 먼저 떠올리는 것은 내가 갔던 그 아름다운 고장들, 내 마음속에 파도쳐왔던 그 감동들과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바래지기 전에 남기고 싶어서입니다.
아름다운 사진들이나 셀카들, 화려한 볼거리나 먹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여행은 조금 심심할 수 있어요.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저처럼 늘 마음이 허우룩하던 분, 혹은 잃어버린 영성으로 지친 분들이시라면 어쩌면...
장담하기로는 당신이 이전에 다녀왔던 곳과는 분명히 아주 다를 거예요.
그리고 그 경험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쉽게 찾지 못할 아름다움과 감동이 있을 거예요.
이제 시작합니다.
* 살이 되고 피가 될, 미리 공부하는 코카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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