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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2018년 8월 타이완 2- 잉거

by 소금눈물 2018. 8. 11.



(어설프게 사진어플을 썼다가 망한 여행의 예입니다. 여러분 잘 선택해서 쓰세요 ㅠㅠ

아놔 ㅠㅠ)


잉거 가는 날입니다.

날이 더워서 아침 일찍 나서기로 했어요.

반차오역에서 아침을 먹을 만한 데가 있다는 이야기를 검색하고 나섰는데 너무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딱히 갈 데가 없었어요. 기웃거리다가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대강 먹고 (어디나 스벅 브런치는 결코 싸지는 않죠 ㅜㅜ) 일어나니 바로 아래층에 그 괜찮다는 샌드위치집이 있더라능 ㅜㅜ

반차오역에서 아침을 드실 분은 본격적인 식사는 오전 11시 이후에나 가능하고요, 식당가들 열기 전의 이른 아침, 가볍게  맛있는 샌드위치집을 가겠다면 한층 한층 더 내려가세요. 겁나 억울했어요 ㅠㅠ


반차오역은 2번출구로 들어갑니다. 기차표 따로 사지 말고 이지카드 그대로 사용하세요.

반차오역에서 20분 정도 갑니다.


잉거역에서 내려서 왼쪽으로 바로 꺾어지세요. 기웃거리다 오른쪽으로 한참 가다 물어보니 "반대방향!"

혼자인줄 알았는지, 길을 알려주던 젊은 아가씨가 오토바이에 타라고, 잉거라오지에까지 바로 데려다주겠다고.

오마나 이렇게나 고마울 데가! 그래! 내 뒤에 어슬렁거리는 일당들 셋 버리고 바로 갈게!! 하고 싶었으나..


이렇게 될 줄 알고  공금을 볼모로 잡고 있는 인간이 저 무리에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따라가길 포기했습니다 ㅠㅠ

어제 샤오반당까오 찾아가는 길에 만났던 부인도, 살갑게 막 친절하진 않지만 한번 알려주고 가는 길을 가만히 보다가 뒤로 따라와 갈림길에서 "왼쪽!" "오른쪽!" "이대로 직진!"- 츤데레를 발휘해줄때의 감동이란 ㅎㅎ


이 오토바이 아가씨를 잠시 후에 갈림길에서 다시 만났는데 거기서 큰 소리로 "우체국 지나 계속 가요!!"

와하하하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고마워요 아가씨, 곽건화닮은 잘생도령 만나세요 ^^




여름방학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 여름날- 이라고 우기고 싶으나 아무도 믿지 않을 사진이군요 ㅜㅜ

이따위 어플을 왜 내가 깔았을까!!!!!


우야튼, 라오지에가 가까왔습니다.





그지같은 사진 1113.



그지같은 사진 24578. -


아침일찍이라선지 거리가 조용합니다.

관광객은 전혀 보이지 않고요.


상점 주인들도 애써 호객을 하지 않고 우리는 그늘을 찾아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습니다.

물고기 잔이 있는 집 몇 군데를 둘러보고 흠... 가격은 거의 비슷비슷.

꼭 사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데, 어제 저녁 까르푸에서 산 고량주를 이 잔에 따라 마시면

그것도 괜찮겠다 싶네요.



일당 1이 가산을 탕진했다는 집.

예쁜 개완도 많았어요. 찻잔에 관심이 많아서 수집하고 있는 중인데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



중간에 청화백자 개완 시리즈가 제가 타오바오에서 직구했던 것들이었어요.

오 반갑구나 얘들아 ^^




(그 봐! 어플 함부로 쓰는게 아니라고 했어! 그냥 막찍이 차라리 낫잖아)


여기서 산 제 찻잔은 맨 왼쪽 복숭아잔입니다.

동양문학에서 복숭아는 보통 장수와 불사의 의미가 있습니다.

서왕모가 사는 곤륜산에 복숭아 나무, 곧 선도가 있는데 이 나무는 3천 년 만에 꽃이피고 3천 년 만에 열매를 맺으며 그것을 한 개라도 먹으면 1만 8천 살 까지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문화권에서는 그래서 복숭아에 얽힌 예술작품도 많고 집이나 가구 등에도 복숭아를 형상화하길 좋아했어요. <서유기>에서 제천대성 손오공이  서왕모의 이 선도복숭아정원에 들어가 복숭아를 따먹고 정원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화과산에 깔리기도 했지요.


임가화원을 가보신 분들이라면 복숭아창틀을 많이 보셨을 거예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자는 수복강녕의 의미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친구에게 선물해줄 찻잔을 샀습니다.

사실 제 친구가 몸이 건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삼백년 살아달라고 복숭아 그림을 선택했어요.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만든 잔들이라 똑같은 건 없다고 엄청 자랑을 하시던데, 다른 집보다 고급스럽긴 했어요.


계산을 하다가, 여기에서 싼샤를 어떻게 가느냐고 물어보니 싼샤는 특별히 볼만한 게 없을 거라고 날도 덥고 여정도 길지 않을테니

애써 가는 걸 추천하지 않겠다고 하네요.

망설이다 날이 본격적으로 뜨거워지는 기세라 싼샤는 포기했어요.

- 어찌나 다행이었는지.

잉거를 둘러보고 반차오로 가는 기차에 오르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일행 중 우산을 가져온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다시한번 도자기천지 주인께 감사했어요. (그런데 왜 저보고 일본인이냐고 물으셨어요???)



반차오역으로 돌아오니 점심때가 되었네요.

루프탑층으로 올라가니 글로벌몰인가 뭔가가 있어요.

사방에 각각의 예쁜 가게들도 있어서 눈구경하기도 괜찮았어요.



우리 삼촌이 대만가신다더니 여기에 식당을 여셨나.

한바퀴 둘러보고 우리가 선택한 건  The chips.



점심시간이라 인근 직장인들이 자리를 다 채우고 있었습니다.

먹보들이 아침식사를 헐렁하게 먹고 싸돌아다니느라 에너지를 다 쓴 바람에 웨이팅 없이 바로 앉는다는 것만으로도 해피해졌어요.

그런데 헐!!

동남아 지뢰에 저도 당하고 말았네요.

수저통에 젓가락과 나란히 주무시고 계시는 걔!!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모두 무서워하는 걔!!


아놔 이거 봐!으으으;;

강호동같은 사람들이 한쪽으로 몰려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 서빙도령이 와서 바로 죄송하다고 통을 바꾸어주고



죄송하다고 서비스로 내온 감자튀김과 치킨.

"걔!" 때문에 마음이 상했는데 서비스를 보고 마음이 또 약해졌어요.

그럼 그럼. 우리 각오하고 왔잖아!

먹을 것만 물려주면 인성이 착해지는 단순이언니들.



음식들은 다 맛있었어요.



얘도!



얘도!



리조또도 우왕굿!!

배가 빵빵해진 덕분인지 다들 너그러워졌어요.

그런데 너무배가 불러 다 먹지를 못했네요.

손도 못댄 감자칩은 포장을 부탁하고 룰루랄라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직 쩐주나이차도 망고빙수도 못 먹었어!!

용서할 수가 없는 일이예요.


배가 터지려고 하는데 억지로 부여잡고 귀가하다, 호텔 맞은편 집에서 버블티를 결국 샀습니다.



뭔음료인지 구분도 안 가는 구나. 망할놈의 어플2.

우하하하 ㅠㅠ



어제 먹은 키키 연두부가 왜 여기에 등장??

너도 길 잃었니?




배가 꺼질 틈도 없이 잉거시장에서 사 온 레드망고와 석가, 훈제소시지 샹창을 펼쳐놓았습니다.

샹창은 한 개 80, 두 개에 150을 줬어요.

그니까 이게, 그 엄빠도 몰라본다는 대낮술판이지요 니예...


한낮폭염을 피해 잠시 씨에스타...

깨우지 마세요.

이따 딘타이펑에 가서 또 먹어치우려면 일단 좀 쉬어줘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