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빛을 그리다> 展을 보았다.
원화 작품 전시회만 보다 컨버전스는 처음 보았다.
원화가 아닌데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은 그야말로 기우.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한 감동이었다.
3D로 연출한 작품들은 수시로 작품을 바꾸어가며 한 화면에서 보여졌고 입체적으로 느껴지게낌 연출한 무대도 효과도 신선하고 훌륭했다.
인상파그림, 무엇보다 풍경화에 아주 적절한 시도였을 것이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화폭 속으로 저절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외롭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순간들도 있었겠으나, 작품들을 돌아보고나니, 그의 그림이 그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이유들을 알 것 같다.
충분히 사랑받았고 미술사의 한 사조를 열 만큼 당대에 인정도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간이 길지 않았을테니.
인상파그림들은 아주 익숙하고, 그래서 그만큼 식상하기 쉬운데도 역시 아름다움은 아름다움 자체로 빛나는구나 싶다. 찬란한 빛의 움직임, 빛의 생명들을 쫓았던 모네의 그림들은 그 아름다운 들판에 내가 서 있는 것처럼, 그 바닷가를 내가 거니는 것처럼 생생하고 아름답다. 아 아름답다.. 이 말을 몇 번이나 쓰는지.
운좋게도 도슨트해설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관람객이 많지 않아서 호젓하고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던 것도 좋았다. 몇몇 작품들은 조명이 아쉬워서 감동을 방해했지만 루왕대성당을 모티브로 조명효과를 주어 루왕대성당시리즈의 감동을 새삼 느끼게 한 전시실도 좋았다. 한참을 지켜보며 감탄했다.
<건초더미> 시리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석동리 내 고향의 겨울 들판에 서 있던 볕집더미들, 겨울 햇살 아래 썰매를 만들던 오빠들 옆에서 어떻게든 궁딩이를끼고 싶어했던 어린 날의 내 모습이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그때 우리의 부모들 나이가 멀지 않은 지금, 추억은 이렇게 먼 나라 화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만난다.
그러고보니 내 침실 위의 그림도 아르장퇴이유의 장과 까미유이다.
무거운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겨울을 즐기기에 참 좋은 그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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