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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길에 서서

전주 가을나들이

by 소금눈물 2014. 10. 14.

 

 

- 대전에서 볼까?

- 아 이왕이면 이참에 전주 가보지

- 그럴까?

- 앗싸!!

 

느닷없이 열린 벙개.

몇 번 지나가는 봤지만, 그야말로 지나가만 본 전주

오늘 속속들이 디비주마 ^^

 

아침 기차를 타고 전주로 고고!

역에서 버스를 타고 집결지인 풍남문으로.

이 바로 앞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진상규명 서명을 받고 있던데 바로 지척인데 서명을 못해서 마음이 안 좋았다.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단식투쟁을 하는 분들도 보이던데.

 

 

시장을 벗어나다 만난 교회.

 

 

 

 

길거리 가득 나부끼던,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시민현수막을 보고 마음이 울컥했다.

우리는 잊지 않는다. 그 억울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

 

 

자자자 일단!

전주에 왔으니 전주밥을 먹어봐야지 ^^

 

쁙횽이 안내한 전주에서 젤 맛있다는 순대국밥집으로!

 

 

헐! 순대사진은 어디가고 '순대국밥'사진만 남았냐.

메인인 순대보다 요 국밥이 정말 맛있어서, 국물을 더 시켜 먹었다.

오 전주순대국밥 매력있어 ^^

 

밥도 다 묵고, 이 다음에 어디갈까

남부시장 디비보기

 

 

 

 

남부시장 옥상으로 올라오면 만나는 하늘정원.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소품가게들과 아기자기한 밥집, 까페들이 있다.

공연장도 있고. 

 

 

 

 

 

 

 

마침 소리축제를 하고 있어서 이런 포스터들도 붙어있고.

 

 

 

 

 

 예쁜 안내판들

 

 

시장을 벗어나다 만난 교회.

 

 

 재미있는 소품가게들을 구경하고, 전주 한옥마을로.

 

 

말로만 들었던 그 한옥마을.

깔끔하게 단장한 상점과 집들.

사람은 어마무지하게 많고.

 

 

길 가로 난 집 앞에는 다들 1인 작가들이 나와서 자신의 작품을 판다. 

예쁜 핀, 전각, 스카프, 인형...

가격이 크게 부담스러운 것도 아니고 아기자기해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러다 딱 눈에 들어온 2층 갤러리.

오 이뻐 보여. 구경가자 ^^

 

 

 

 

 

 

 

 

 

 

 

인형과 소품 액자들을 판다.

스테인드글라스가 특히 이뻤다.

 

 

 

이름난 가게마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

어우...@.@;

 

다음은 향교.

<성균관스캔들>과 <궁>의 추억이 있는 전주향교 - 라니 참 무식한 설정이로구나.

 

 

 

 

 

 

 

 

 

<탐나는도다> 리뷰를 하다가 어찌어찌 성스 리뷰까지 달렸던 밤의 추억들.

내가 참 엄한 드라마질을 많이도 했구나 ㅎㅎ;

 

 

 

 

 

 

 

 

 

이렇게 보니 한눈에 들어온다.

아 그 장면이었지.

 

 

 

중이방 꼬맹이들의 사랑도 생각나고.

 

 

한참 수다를 떨다가 배가 슬금슬금 고파져서 향교를 벗어나는데 어디서 그윽한 판소리.

 

 

 

오! 춘향전 소리판이 열렸다.

방송녹음도 하는가보네?

까치발을 딛고 잠시 눈도둑질.

 

 

 

 

어진봉안 행사의 일환인가보다. 경기전 큰잔치가 열렸다.

여기저기서 공연이 열린다.

아 역시 예향 전주구나.

도심 한가운데서 이렇게 늘 음악과 우리멋이 어우러져 만나는 도시. 뜻밖이고 반가웠다.

 

 

 

태조 어진이 봉안된 경기전.

 

 

시간이 되면 경기전도 꼼꼼하게 돌아보고 싶은데, '하루관광'으로 오다보니 무엇이든 주마간산으로 휙휙.

아쉽다.

태조의 어진은 임진왜란 와중에 모두 불타버리고 고종때 다시 그려진 것이다.

경기전도 광해군때 중건된 것.

파란만장한 이 나라 역사에서 이렇게 사료를 잘 간직하고 전해준 전주. 참 고마운 고장이다.

 

 

 

어진박물관.

내부촬영을 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여러 임금들의 어진과 어진봉행 재현을 볼 수 있어서 이래저래 생각이 길었다.

어쩔 수 없이 생각나는 정조.. ㅜㅜ

 

 

 

 

 

 

오호! 여기 한 눈에 봐도 알겠다. ^^

신군 율군 격구장면에 나왔던 곳이구나.

생각보다 전주에서 촬영된 드라마가 많았군.

 

 

 

 

우리 역사의 치열한 사실기록의 역사, 역사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선열들의 이야기를 문화해설사로부터 듣는다.

전주사고의 눈물나는 역사들.

 

아 이제 슬금슬금 다시 밥 생각이 난다.

전주에서 뭐가 유명했지?

 

 

 

전주에 왔으니 한정식을 먹어보자, 백반이 좋다, 중국음식은 어떨까? 왁자지껄 하면서 가다 마주친 길갓집들.

상점이 아트갤러리가 되어있는 모습이다.

구경도 재미있고 물건을 사는 것도 재미있고.

 

 

요런 인형들도 예쁘고 ^^

 

 

 

 

이름난 집은 줄이 어마무지. -_-;

도저히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작은 갤러리들이 많다.

그림을 좋아하는 내겐 참 행복한 거리다.

유리창에 코를 박고 한참을 읽다... 눈물이 핑 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소녀와 우리 아이들.

겹쳐 떠오르는 비극이 가슴에 다시 무덤을 만든다.

이름을 모르는 작가지만, 더없이 고맙다. 고맙다..

 

 

천박하고 슬픈 이 시대를 똑바로 응시하며 기록하고 있는 예술가의 눈과 붓.

뻘속에 처박혀 숨만 쉬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부끄럽고 슬프다.

 

아 배고파.

쁙과 카엘횽이 안내해준 백반집으로!!

 

 

전주 바깥사람이 먹고 싶은 전주백반집.

일인당 만원.

 

 

 

 

갈치조림. 얼마만에 먹어보는 건지.

조림무 땜에 배가 터지도록 싹싹 밥을 다 긁어먹었다.

 

아 혼자 일어나기 힘들어 =_=

 

 

 

어느새 조금씩 해가 기운다.

돌아갈 시간이 가깝다.

아쉬운 마음으로 여기기 기웃대며.

 

 

'질소아이스크림이 뭐야?

'먹어보쟈!!"

 

 

 

오리지널과 얼그레이 추천.

녹차는 비추.

그렇게 먹고도 또 들어가다니 ^^;

 

전주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러보는 전주객사.

 

 

객사는 중앙정부에서 내려오는 빈객과 이 고장을 지나가는 정부관리들을 접대하고 묵어가게 했던 곳이기도 하며, 전패를 모시고 아침마다 한양을 향해 예를 행하던 곳이다.

조정의 칙사가 전하는 교지를 받는 곳이기도 했고 지방고관이 부임하면 여기에서 배례를 올린다.

 

 

 

 

다른 곳과 달리 전주의 객사는 <풍패지관>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풍패는 중국 한 고조의 고향으로, 한 고조의 고향처럼, 전주이씨 조선왕조의 발상지임을 자부하는 편액이다. 

 

 

 

수직사의 종보를 보노라니, 이 객사에 깃든 근엄한 자부심의 한쪽 얼굴이 이렇게 천연덕스럽고 낙낙했나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호남제일의 관아. 조선의 출발이 된다는 자긍심의 밑바탕에는 이렇게 너그럽고 풍부한 여유가 있으니 이것이 완산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 여행에서 제일 크게 얻은 기쁨이고 이것이 내게는 전주의 마음으로 보여진다.

 

즐거웠던 가을여행.

며칠 심란하던 마음이 조금 달래진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마음을 나누는 여행. 행복한 삶이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