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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낡은 서고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

by 소금눈물 2011. 11. 29.

 

05/04/2011 02:54 pm공개조회수 2 0

책 이야기를 이렇게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문학사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그려나간 글들이 참 좋다.
신문에서 최재봉기자의 새 책 이야기를 읽을 때는 그저 그렇게 시큰둥하게 넘겼는데, '각잡고' 책으로 뽑아서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읽자니 참 좋다. 글의 결이 원작을 더 다감하게 안고 따뜻하게 보는 것 같아 보면서도 참 행복하다.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꿈을 꾸거나 혹은 그런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 다른 이의 책을 읽고 난 감동을 자기 뜻대로 잘 풀어서 보여줄 수 있는 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고 꼭 필요한 요건이기도 하다. 그럴 재주도 없이 그저 글 잘 쓰는 이들의 좋은 글을 보는 낙으로만 사는 내겐 언젠가는 이렇게 '사랑'의 이야기를 제대로 한번 써 보고 싶다는 소망을 꿈으로만 갖고 살 밖에.

모두가 한두 번은 치르고 모두가 다 자기의 사랑에서 절절하고 곡진하고 때로는 치졸하고 부끄러운 낙인처럼, 화인처럼 겪으면서도 또 남의 사랑이야기에 눈을 주고 마음을 파는 것은 사람의 살이에서 가장 빛나고도 깊은 상처를 남기기 쉬운 일이라 그러겠지.

사랑을 한 적이 언제런가 아득하지만 때로 불현듯 잊어버린 그 언젠가의 돌연한 기억의 현현으로 나 같이 무디고 비틀린 인간도 가슴을 태우는 때가 있듯이 사랑은 그런 것이다. 누구에게든. 언제든.

이 며칠, 임재범의 노래를 얹어 내내 마음을 적시며 읽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문득 성석제의 "첫사랑"이 읽고 싶어졌다. 말발화려하기가 적수할 이가 드문 성석제가 그린 물기 많은 사랑이라...

이 책을 읽다가 최재봉의 책 몇 권을 또 주문해버렸다.
읽고 싶어졌다.


제목: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
지은이: 최재봉
펴낸 곳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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