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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이놈아.. 이놈 원해야...

by 소금눈물 2011. 11. 16.

09/19/2004 01:11 pm공개조회수 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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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해야 이놈아 작작 퍼 마셔라
죽은 이들이야 죽은 거고, 산 사람은 또 사는 거지
시도 때도 없이 술독을 비워대니 내 속이 다 닳겠다 이 우라질놈아

네 놈이나 나나 보리쌀 서 말 녹봉 것들이
제 할 일 제대로 크게 한번 했잖느냐
좌포청 비호대, 나라 안에 이름 떨치고
상감도 우리 비호대는 믿으신다니
이놈아 너 죽기 전에 그런 광영이 다시 있겠니.

네 속에 우는 비바람을 내가 모르겠니
그 사람도 그립고 서럽고
그 아이도 아프고 저리겠지
아비 잃고 홀어미 손에서 떠돌던 네가
사람 정도 모르고 마음도 닫은 네가
처음으로 마음 열고 정 준 이들 아니겠니

허면, 어쩔 것이냐
불러도 오지 않을 사람을
목이 터져라 불러도 감감한 이름들을
오늘 또 찾아가 목 메이게 울고 다시 술에 절은 너를
어쩔 것이야 이 잡놈아

네 놈이 이럴까봐 나는 겁이 났다
네 서슬에 말도 못하고 구석에 찌그러진 마가놈을 보아라
네 설움이 크다 한들, 제 새끼, 제 마누라 그리 보낸
저 놈에게 비할 것이냐
저 놈 입 닫은게 너보다 사연이 적어서 그럴 것이냐

그만해라 이 놈아
한 해를 꼬박 네 술상머리 지키다가
비호대 아랫것들한테 내가 아주 할 말도 못하고 속이 탄다.
속 없는 나라고 그 사람들, 그냥 잊고 살았겠니
내게도 아프고 눈물나는 이들이다
동생같고 또 기둥 같던 이들이다
너까지 이러면 내 속은 어쩌란 말이니
마가놈은 또 어쩌란 말이니

그 사람 그리 간 것을 우리같은 것들이 어찌 짐작을 하겠니
그 아이가 또 그리 가고 만 것을, 너와 내가 어찌 짐작을 하겠니
거기까지였다고 하자
그리 갈 수밖에 없던 그 사람들의 인연이고 목숨이었다 하자.

하루종일 철철이 내리는 비
객도 끊어진 나루 주막
여기 모였던 지난 날 그 사람들
그 인연 그만 놓아주거라
네 놈 술병에 눈물이 반이다
정신 차려 이놈아
그만 좀 마시고 그만 좀 울어

이 우라질 놈아
기어이 나를 울려
날도 궂은 이 저녁을 어쩌자고 이려 이놈아

이놈아..
이 놈 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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