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간 아침 바다를 바라보며 마지막 여정에 오릅니다.
하늘도 아직 무겁고 공항사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합니다.
제주별장 별장지기님이 강추해주신 1112번 삼나무숲길로 가는 길입니다.
산굼부리를 지나 제주컨트리클럽을 네비에 찍고 따라가고 있습니다.
와... 정말 예쁜 숲길이에요.
비가 살짝 개인 흐린 아침, 오가는 차도 없이 한적한 숲길에 잠시 차를 세웠습니다.
길 양쪽으로는 까마득히 하늘을 찌르고 올라간 비자림. 우거진 숲들.
사람을 손길을 피해서 야생동물들이 여기에선 좀 쉬겠구나 싶어 참 좋네요.
사실 제주는 섬 자체가 리조트나 다름없어서 좁은 섬에 빽빽히 들어선 골프장이며 콘도들을 보면 동물들은 다 어디로 숨어 피해있을까나 마음이 안 좋았지요.
이 숲을 보니 그래도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이 곳만은 더 이상 개발이니 뭐니 그딴 짓 하지 않고 요만큼만이라도 동물들에게 내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세계 100대 아름다운 길에 뽑힌 곳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이기도 하구요.
제주에 가시는 분들은 이 숲을 꼭 한번 지나가보세요.
세상의 온갖 어지러운 세상사는 잠시 잊고, 전깃줄 하나 지나가지 않는 깨끗하고 고요한 자연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숲을 떠나기가 참 어렵습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호젓하게 마음을 놓고 그저 쉬고 싶은 곳.
인간이 가장 편안한 곳은 가장 자연스러운, 가장 원래의 자연 바로 그곳입니다.
길고 지루한 여행기는 끝이 났습니다.
사 박 오 일 다녀와 한 달도 넘게 울궈먹었네요.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기는 만큼 더 행복한 것이 여행이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아쉬운 것은 4.3 관련 유적지를 돌아보지 못해서 맘에 걸립니다.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챙겨봐야겠어요.
지루하셨지요?
이번 여름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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