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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길에 서서

채석강

by 소금눈물 2011. 11. 13.

07/24/2006 09:18 am공개조회수 0 2


벌써 며칠이 된 여행기다.
온나라가 다 수심에 잠겼는데 한가로이 놀러다니다 온 이야기라 미안해서 못올리고 눈치를 보고 있다.
마음 아프고...미안하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재해에 거듭 다치는 분들께, 아무 도움도 못되는 미안함만 보탠다...



저 바다에 눈이 내린다면...
고요한 겨울바다에 사락사락 눈이 내려앉는 모습을 그려본다.
얼마나 고즈넉할까.
파도에 내려앉는 눈의 날개짓이 눈가에 어린다.
발길은 쉽게 돌려지지 않는다.



채석강에 간 날은 지루하고 고된 장마가 한창이었다.
중부와 그 이북에 큰비가 오겠다는 예보를 들으면서 길에서 발이 묶일까 걱정을 하며 아침일찍 길을 나섰는데 다행히 여정에서는 비를 만나지 않았다.



가는 길에서 젓갈시장을 보기도 했는데 누군가가 젓갈시장에 들르면 좀 사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여정이 바쁘기도 하고 좋은 젓갈을 볼 줄도 몰라서 그냥 지나쳤다.
채석강 해변의 식당.
새벽일찍 밥을 먹고 나선 길이라 점심때가 되지도 않았는데 배가 고프다.



이곳의 별미라는 백합죽.
일인분에 만원. 맛은 아주 좋았다.




제일 작은 것에 삼만원이었던가.
먹다보니 양은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오히려 작은 조개들이 남아서 싸가지고 와서 저녁에 된장찌게에 넣어 끓여먹었다.



갯비린내를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조개구이는 사실 그저그랬다.
(열심히 먹어놓고 꼭 이런 말 하는 사람 있다 -_-;)



채석강.
바닷물에 깎인 절벽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하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의 이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흡사하여 지어진 이름이란다.



저 편편한 층 하나하나에 수백, 수천년의 세월이 쌓였겠지.
그 바람과 시간이 접혀 잠들어 있다.




절벽 위에 나리가 한창이다.




바다용왕을 홀리게 한 수로부인도 없고 소를 모는 노인의 흥취도 없는데
꽃은 저 홀로 흐드러졌다.



흙빛이 짙은 바다는 마음이 편치 못하다.
아침에 나오면서 본 큰물뉴스가 자꾸 귀에 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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