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 오피스텔의 초인종을 울리며 불쑥 나타난 남자.
관리비 밀렸다고 뭐라더니 옆집여자 애인이었다.
그 뚜껑달린 자동차랑 나는 입어보고 얼른 벗어준 그 비싼 드레스 척척 사주던 돈 많은 남자.
그리고 내가 멱살을 잡아버린 그 횟집의 남자.
그 사람이었다.
삐진 애인 달래주겠다고 8층 베란다른 넘어간다기에
용기가 가상해서 얼결에 외웠던 비번을 알려주었더니 이 남자, 들어가자마자 다 때려부순다.
알고보니 성질머리가 완전 개차반이었던거다.
내가 미쳤어 미쳤어. 그러게 남 일에 끼어들면 안된다니까.
옆집여자가 비번 가르쳐준 게 나라는 거 알면 큰일나는데 어쩌나.
오매불망, 안 팔려서 속썩이던 내 명의의 땅을 어떤 인품 훌륭하신 양반이 사주신단다.
그것도 원하는 가격대로란다.
룰루랄라 신나서 쫓아갔다.
그런데... 마침 마주친 그 옆집여자의 애인이라는 놈, 아니 남자.
오냐 잘 만났다고 욕을 마구 퍼부어주다...그 남자가 내 땅을 사러 온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지지리 운도 복도 없는 윤미주 ㅠㅠ
하늘이 준 기회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서라도 이 남자, 잡아야 한다.
비싼 밥 사주면서 아부를 떨다가 뭐에 삐졌는지 박차고 일어나는 이 인간,
난데없이 들이닥친 시커먼 깡패들에게 칼을 맞고 쓰러졌다.
의식이 없다.. 배에선 순식간에 피가 솓구치는데... 내가 살려야 된단다.
나, 사람 죽고 사는거에 절대 안 끼어든다고 입술을 깨물며 맹세했는데
나 때문에, 나를 구하려다 이 남자가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살려야 된단다....
이 남자, 젊은 나이에 당뇨병 환자란다.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건, 등에 온통 휘감아 올라간 시커먼 용그림이다.
이 남자, 과거가, 그리고 지금이 짐작이 되고 만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조직에 쫓기고 있고 그래서 병원에 갈 처지도 못 된다.
할수 없이 우리집 진료소에 데려다놓고 급한대로 치료를 시작했다.
어째 일이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꼬여간다.
src="http://img.blog.yahoo.co.kr/ybi/1/4d/df/salttear/folder/30325/img_30325_1266868_5?1170940963.jpg">
이 인간, 아니 두목님과 거래를 하기로 했다.
며칠 내가 치료를 해 주는 대신,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시기에 땅을 사 주기로.
앗싸~
이 정도면 뭐 크게 손해날 거래는 아닌 셈이다.
그런데 이 남자, 대단하긴 한가보다.
시커먼 남자들이 떼로 몰려들더니 순식간에 그 창고방이 후다닥 썩 괜찮은 별장처럼 꾸며졌다.
어쨋거나 치료만 끝나면 나는 다시 이 사람을 볼 일이 없을 테니 뭐 곤란 할 일이야 있겠어?
아이들을 보고 있는 두목을 보았다.
생각보다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었나보다.
어쩐지 아이들을 보는 눈길이 애잔하다.
근데말야!! 당뇨병 환자주제에 뭔 아이스크림이얏!!!
말은 진짜 지지리도 안 듣는다!!
하이난으로 가는 비행기표.
갈지 말지는 모르지만 꿈 같은 상상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게 위로가 된다.
글쎄.. 갈 수 있을까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처음으로 일주일 휴가를 얻어 신도로 돌아왔다.
주사를 맞을 때마다 여전히 툴툴거리고 밉상을 떨지만 가만 보면 꽤 괜찮은 구석도 있어보인다.
생긴 것도 그닥 나쁘지는 않고 나한테만 툴툴거리지 아빠에게도 예의바르게 굴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준다.
그러게, 말만 좀 이쁘게 하면 그럭저럭 봐줄만 할텐데 말이다.
하긴, 뭐 내 애인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
그러던 어느날!!
난데없이 세연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바로 이 섬으로 오고 있단다.
나를 만나러!!!
옴마야 ~~~~~~~!!!
그룹명/연인의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