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끌려왔습니다.
부하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발을 묶어놓고
인질이 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제물로 끌려왔습니다.
차마
이렇게는 만나지 말기를, 여기서 만나지 말기를 빌었던 사람들.
쓰러졌던 그에게 맨 먼저 보인 것은
그녀였습니다.
그를 알아보고 믿겨지지 않는 얼굴로 흐느끼던 그 사람...
그리고 어육이 된 상택형...
어디가 아픈 건지
어디가 다쳐서 부러졌는지 그는 지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소리내어 크게 울지도 못하고 흐느끼며
피투성이가 된 상택형을 붙잡고 있는 여인
아마도...그는 많은 것을 오늘 다칠 것 같습니다.
눈앞에서 모진 매질을 당하는 강재씨.
자신이 아니라면 저 사람이 이렇게 끌려와 저럴수는 없다고 미주는 오열합니다.
그 사람은 누구보다 강했으니까요
아무리 무서운 이들이 앞을 막아도 그는 절대 저렇게 무력할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요.
자신이 인질이 된 줄을 알았겠지요,
저러니 속절없이 끌려와 자신 대신 맞고 있는 거겠지요.
하지만...
그녀는 알았을까요.
그 사람도 또한 같은 생각을 하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요.
자신이 아니었다면
햇살처럼 맑고 착하게만 살아온 저 사람이,
자신과 엮이지만 않았더라면
이런 인간들에게 저렇게 망가질 일은 없었을거라고
어쩌면 자신이 정말 저 사람에게 못할 짓을 했다고
아니어야 했는데, 아무리 그녀가 잡았어도 도망쳤어야 하는데...
얼마나 뼈저리게 후회를 하고 있을지... 그녀는 알았을까요.
자신이 당하는 폭력보다도
흐느끼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더 무서워서
자신이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서 더 떨고 있음을
그녀는...알았을까요...
똑똑히 봐.
마지막 가는 길에 애인 얼굴은 보고가야하지 않겠어?
아마도...
그렇게 될까요.
그 짧은 생에 가장 행복했던 며칠을 꿈처럼 간직한 채
여기서 그는 그만 끝이어야 할까요.
하나님...
저 사람, 정말 죽을 거 같아요.
죽을 거 같아요.
제발 도와주세요...제발....
어디에 계신가요 하나님...
너무 멀리 계셔서 지금 못 보시나요.
길 잃은 어린양의 길이 너무 멀어서, 그만 눈을 감으셨나요...
그 사람이 미워서 못 보신다면
이렇게 착했던 사람의 눈물은 왜 안보시나요.
가장 작은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보신다던 하나님.
이 눈물을...지금 왜 안보고 계신가요...
무시당하고
멸시당하고
그 원한이 오늘 폭발합니다.
의식보다 먼저 앞섰던 본능.
여자와 형을 보내
안 그러면 죽는다!
안되지요..
칼자루는 두목님이 잡은 게 아니지요.
당신은 약한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이 당신보다 더 무서운
약할 수 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참지마요....
환청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새어나옵니다.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는 칼따위는 아랑곳 없이
그대로 가라고, 당신 나 때문에 그만두지 말라고
그를 위해 자신의 생을 놓아버린 그녀의 목소리가 귀를 울립니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약하나 단호한 그녀의 눈동자를 보며 그는 차마 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나 때문이면 참지마요.
나 때문에 다시는 무릎꿇지 말랬잖아요!!
비명같은 그녀의 목소리....
모진 매를 맞고 쓰러지는 그녀를 보면서 강재의 주먹이 그만 풀려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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