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의 MONO를 듣고 있는 창 밖으로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듯한 휴일 아침.
마당을 쓸어가는 거친 바람에 물들었던 단풍잎이 우르르 쏟아지고 있다.
단원의 추성부도를 보려다가, 지난 여름에 타이베이에서 사 온 지엔쫑웨이簡忠威의 화집을 보고 있다.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대숲 사이로 쏟아지는 여름비가 시야를 얼룩지게 한다.
시선을 한참 끌어내려보면 대숲 아래 물 웅덩이를 가로지르며 하얀 비닐우산을 쓴 소녀가 걸어가고 있다.
커다란 우산 속 소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부지런히 걷고 있는 소녀의 보폭이 크다.
순하고 착한 개미처럼.
빗잎을 흔들며 쏟아지는 비는 무슨 소리를 낼까.
이 빗소리를 듣고 싶어서 타이베이식물원에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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