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인이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하던 10세기 경 수도인 똘레도의 방어 성으로 시작된 마드리드는 1561년 펠리페2세가 궁전을 짓고 수도를 똘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천도하면서 스페인의 정치, 문화적 중심지가 되어 있습니다.
마드리드 시내 스페인광장에 위치한 세르반테스 동상.
세르반테스 서거 300주년을 기념하여 마드리드 스페인광장에 세워진 세르반테스 동상은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날에 사망한(사실은 사망날짜는 다름) 영국의 셰익스피어와 함께 문학의 양 갈래를 나누는 위대한 문호 세르반테스.
지금도 오 대륙 어디선가 돈 키호테가 읽히지 않는 시간은 없을 것입니다.
그 오 대륙을 상징하는 여신이 지구본을 받치며 맨 꼭대기에 위치해 있네요.
늙은 애마 로시난테에 올라탄 이 라만차의 노기사는 영영 시대와 불화한 채로 살았지요. 세상이 그를 놀리거나 비웃을 때도 꿋꿋하게 주인을 지킨 충성스러운 산초와 돈 키호테의 열렬한 애모를 그 자신은 꿈에도 몰랐던 여신 둘시네아가 나란히 스페인 광장을 바라보며 오늘도 서 있습니다.
자신을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화답하는 듯 손을 번쩍 든 돈 키호테의 오른쪽에는 돈 키호테의 고귀한 여인 둘시네아가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것은 돈 키호테의 상상 속에서 존재하는 여인
그가 사랑했던 여인의 실체는 비천한 알돈자라는 이 여인이었지요.
그렇게 아름답지도 고귀하지도 않는 여인이지만 연모하는 사람의 눈 속에는 뭐 누구나 공주가 되겠지만요.
풍차를 향해 돌진하던 무모한 돈 키호테.
결코 이길 수 없는 적수라는 것을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고 돌진할 수 있는 용기와 패기는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재산은 아니라는 걸, 그 옛날에는 몰랐습니다.
얼마나 많은 비겁과 편견과 불안으로 나는 나 자신을 위축시키며 살아왔는지. 아마도 영영 돈 키호테는 되지 않은 채로 안락하게 잘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조금 더 용기가 있어도 좋았을 텐데, 한번 더 실패해도 괜찮았을 젊은 시절에.
- 여기서 또 한번 변명을 해봅니다.
우리의 기사는 결코 젊고 총명한 무장이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여기까지가 오늘의 일정입니다.
스페인이 유럽의 곡창을 맡고 있다고, 그래서 신선한 밀로 만든 빵들이 그렇게나 맛있다고 하더니
- 너 나와!! -_-;;
스페인에 와서 맨 처음 맛보는 '스페인식 식사'
아놔 얼마나 짜던지 ㅠㅠㅠ
먹어보기 전에는 이베리코 하몽이 너무나 유명해서 가격이 좀 비싸도 들여올 수 없을까 고민했었는데
입에 딱 먹자마자 고민이 끝나버렸습니다.
윽! 너무, 너무너무너무 짜요 ㅠㅠㅠ
빵과 하몽 뿐인가.
오징어링도, 감자도 .. - 싱겁고 담백한 걸 좋아하는 나는 도무지 입을 댈 데가 없습니다.
어디엘 가도 그곳의 입맛을 그런대로 불편하지 않게 적응하며 살았는데 도무지 여기는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언니들 덕에 와인도 맛보았는데 술맛을 모르는지라 이것도 좋은 줄을 모르겠구요.
이번 여행 맛자랑은 어렵겠다 - 뇌리를 스쳐가는 불안.
- 불안은 결국 현실이 되어버렸다는 ㅠㅠ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그래도 프라도에서 사 온 가이드북을 뒤적이며 밤이 깊어갑니다.
이제 겨우 첫날이라는 게 너무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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