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돼지불고기를 점심으로 먹고 강정으로 슝슝
고 백남기님 분향소가 있는 강정으로 가는 길.
시간이 제법 지체된 데다, 이중섭미술관까지 들를 생각이어서 어찌될 지 모르겠다.
비가 적잖이 온다.
길도 막히기 시작하고.
그 아름답다는 유명한 곳은 그냥 슉 지나갈 뿐이고 -_ㅜ
그저 스치는 풍경으로만.
어디가서 '사려니 숲길 다녀왔어' 사기치려고 인증용 사진만 후다닥 ㅋㅋ
다 입구에서 찍은 사진.
일정에 쫓겨 안에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이런!
비가 와서 혹시나 엉또폭포의 장관을 보려나 했는데.
미모가 부족해서 폭포를 못 만나는 듯 -_-;
결국 이중섭미술관 폐관시간에 쫓겨 강정은 들르지를 못했다.
대전에 가서 따로 분향소를 들르는 걸로.
이후부터 급속히 컨디션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고질인 디스크... 오기 전부터 상태가 안 좋아져서 걱정했는데 하루종일 차타고 이동하다보니 결국 탈이 났다.
십분도 견디기 힘들만큼 고통스러워서 다른 곳을 들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
일행들에게 대민폐가 되어버려 미안한 맘 뿐이다 ㅜㅜ
가슴이 떨릴 때 여행을 다녀야지, 다리가 떨릴 때 다닐 수 없다는 말이 만고의 진리라는 걸 다시 깨닫는다 ㅠㅠ
이렇게 맛있게 먹었던 라면도 결국 다 토하고, 밤새 고생을 했다.
아침일찍 떠나야 한다는 섭섭함에 산책을 나온 바닷가.
어제 내내 비가 쏟아지던 하늘이 거짓말처럼 개었다.
이대로 떠나려니 아쉽기 그지없다.
언제 다시 올까.
올때마다 함께 오는 얼굴은 달라도 올때마다 행복했던 그 마음은 여전하다.
고맙다 친구들. 내 친구가 되어주어서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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