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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2016.08.03 타이둥 여행- 동부해안 풍경구(1)

by 소금눈물 2016. 9. 17.

 

 

 

오늘은 동부해안 풍경구를 돌아봐야지.

아침 일찍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 걸어오느라 대강 시내와 거리는 눈대중을 해놓았습니다.

군데군데 문을 연 아침식당들이 보이네요.

여섯시. 아직 출근시간이 되지 않아서인지 손님들은 거의 없는 듯.

 

 

 

 

흐흠. 타이둥 국립대학이랍니다.

 

 

 

걸어서 다니다보면 이런게 참 좋습니다.

길에 핀 예쁜 꽃도 보이고 스쳐가는 사람들과 눈인사도 나누고.

느릿느릿, 그 나라의 속살을 부딪치며 가는 여행. 꼭 이렇게 누려보고 싶었습니다.

 

 

 

뭐라도 먹자하고 들른 아침식당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샀습니다.

서울에 가 본적이 있다는 주인아줌마는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이라니! 하면서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

어디서나 친절하고 밝은 사람들.

 

으아..! 아줌마랑 수다떨다가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 뻔 했습니다.

 

 

 

 

80년대 직행버스 느낌의 동부해안행 하오씽 버스.

아줌마 한 분과 할아버지 두 분, 그리고 나.

승객 넷을 태우고 출발합니다.

 

 

 

신기해서 창밖을 내다보며 연신 셔터를 누르는 나와 달리, 이 버스가 그저 생활교통수단일 뿐인 저 분들은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동부말을 큰소리로 주고받으며- 아마도 동네 누구네 얘기인듯 ㅎㅎ;-

 

비닐봉지속의 나물을 꺼내놓고 부지런히 다듬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아줌마의 표정이 정겹습니다. ^^

 

 

 

시내를 벗어난지 얼마 안 되어서 우와!!

창밖으로 바로 태평양이 보이네요!

야자수가 우거진 해변너머로 푸른 바다를 보고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손님들이 하나둘씩 내리고, 커다란 버스를 혼자 기사대동하고 누리는 호사 ^^

 

 

 

징징아 잘 봐라. 여기가 타이둥이다.

 

 

 

 

청소를 하지 않은 버스 유리창이 지저분해서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는게 아쉽네요.

 

 

 

길가의 열대과일가게를 훔쳐보며.

 

 

 

이 지도 위쪽 끝 싼시엔타이- 삼선대까지 가는게 여정입니다.

 

한시간쯤 달렸나.

기사아저씨가 다 왔다고 하시네요.

돌아오는 버스는 꼭  여기서 기다리라고, 길을 잃을까봐 신신당부를 하시는 기사아저씨.

투박한 얼굴에  말투도 뚝뚝하지만 혼자 온 외국인여행자를 걱정하는 아저씨 마음이 고맙습니다.

 

자 이제 바다를 즐겨볼까.

 

 

 

 

조금씩 뜨거워지는 햇살을 받으며 룰루랄라 걷는 길.

 

 

 

잡힐듯이 보이는 바다.

오가는 사람은 전혀 없는 적요한 시골길.

 

 

 

그...그런데 가도가도 인가는 보이지 않고, 오가는 사람도 하나도 안 보이고

 

 

 

 

그 다리 그림이...안 보이는데. 분명히 여기가 맞을텐데...

하다가 눈 앞에 다다른 풍경을 보고 벼락처럼 깨달았습니다.

 

 

여기는 그러니까... 공동묘지였습니다. @.@;;

살아있는 사람이 없는 마을이니 오가는 이도 안 보일 밖에요 +_+

 

바람도 한점 불지 않는 묘지마을에 우뚝 서서 갑자기 등허리가 서늘....;

 

풀숲을 헤치고 해변으로 가서 둘러보니 가야 할 삼선대를 한참 거쳐 와버렸네요.

 

 

 

아이고..길을 내려올땐 한없이 가볍던 발걸음이 부리나케 도망치는 언덕길은 왜 이렇게 길고 먼지.

 

 

 

살짝 구부러지는 길을 지나쳐 온 거군요 그러니까.

 

 

 

양산 대신 우산을 펴들고 뙤약볕이 되어버린 길을 다시 허덕허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