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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2016 타이완 타이둥여행- 돌아오는 길

by 소금눈물 2016. 9. 20.

 

 


숙소 한 동을 혼자 통째로 누렸던 이틀.

깨끗하고 친절하고 유쾌한 집주인 언니와도 헤어질때가 되었고 이로써 올해 여름 타이완 여행도 저물 때가 되었습니다.


아침비행기라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잊은 건 없는지 다시 확인을 하고

 

 

비지팅 메모리도 남기고.


그냥 택시타고 가겠다고 했더니, 택시 잡기도 쉽지않을 뿐더러 차로 가면 십분 밖에 걸리지 않은데 왜 그런 쓸데 없는 짓을 하느냐고.

아침 이른 시간이라 폐끼치기 정말 미안하다고 했더니 절대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


여기서 타이완 사람들의 친절을 마지막으로 보는 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처음 여행을 올때는 정말 잘 하고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고, 지난 며칠 타이완사람들의 정과 친절을 듬뿍 경험하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고, 아름다운 풍경보다도 여러분들의 친절이 더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고 하니 언니 하하하 웃으면서 내년에 또 와! 합니다.

내년에 꼭 다시 오고 싶어요. 그때는 못 갔던 까오슝이나 타이중도 꼭 가보고 싶구요.


아쉬운  이별을 합니다.


 

타이둥공항.

크지 않지만 아침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쾌적하고 조용하네요.

한여름 극성수가 느낌이 전혀 없어요.


원래는 타이둥에서 쑹산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할까 했는데 시간도 그렇고 힘들 것 같아 국내선 비행기로 타이뻬이로 가기로 했는데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이렇게 이동하는 것도 추천할만 합니다.

 

타이둥공항 로비

 

 

걱정했던 태풍은 만나지 않았어요.

바깥을 보니 정말 겁나 덥게 생겼네요.

유래없는 폭염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버티나 겁이 납니다. ㅠㅠ

 

타이둥공항은 국내선공항이라 면세점도 안 보이고 그냥 조용합니다.

 

드디어 이륙.

안녕 타이둥!

아름다웠던 화롄계곡, 행복했던 치싱탄, 동해풍경구와 삼림공원을 오가며 마주쳤던 친절한 사람들, 타이둥미술관의 친절한 안내원들, 모두모드 안녕!

 

 

깎아지른 절벽에서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산맥을 보니 이 험한 곳을 맨손으로 길을 내고 일궈낸 사람들에 대한 경외가 다시한번 다가옵니다.

 

  

 

한시간쯤 날았나.

평일이라 반쯤은 빈 비행기가 고도를 낮춥니다.

창 아래로 타이뻬이가 보이네요.

 

 

김포공항도 그렇지만 수도 한복판 도심에 있는 공항은 이륙할때나 착륙할때 정말 무섭지요. 잘못하면 저 도심 한가운데....ㄷㄷㄷ


국내선과 국제선이 한꺼번에 날고 내리는 쑹산은 이런때 참 편리합니다.

이동할 필요없이 바로 내려서 거기서 탑니다.


두어시간 보딩타임이 남아서 캐리어를 어디에 맡기고 MRT를 타고 시내에 나가볼까 고민하다가 인포메이션에 가방 보관소를 찾으니 저쪽으로 가라고 알려주더군요.




인포메이션에서 알려준 녹색 보관함.

그런데 여기서 얼쩡거리는데 이 앞 벤치에 앉아계시던 할머니가 다가왔습니다.


- 얘 너 여기서 얼마나 맡길거니?

- 한 두세시간이요?

- 그래? 그럼 여기다 맡기지 말고 나를 따라와.


처음 보는 나를 데리고 할머니가 데리고 가신 곳



바로 이 빨간 보관함입니다.


- 내가 여기서 가만보니 너네 한국인들이 계속 녹색함에다 맡기는 거야. 이건 낭비야. 내가 알려주고 싶어도 한국말을 모르니 알려줄 수가 있나.

_ 저기 인포메이션에서 녹색함으로 안내를 해줬어요.

-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얘 여기에 맡겨라. 그리고 사진 찍어서 너네 한국사람들에게도 알려줘. 단시간에 보관하려면 여기를 이용해!

- 할머니 정말 고맙습니다.!


바로 이 할머니세요.


- 혹시 할머니 여기에서 일하시는 직원이나 자원봉사자세요?

- 무슨! 나도 그냥 여행자야. 그런데 여기 앉아서 쉬면서 가만히 보니까 너네 한국인들이 여기를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야.

동전을 넣었는데 거스름돈이 다 안 나오네요.

한발 물러서 보고 계시던 할머니가 또 내 손을 잡고 다다다 보관함 안내소로 가셔서는 직원을 찾으십니다.


- 얘가 한국인이야. 얘가 빨간보관함에 가방을 넣었는데 동전출납구에서 소리만 드르르 나고 돈을 안 뱉어! 너네가 직접 해결 좀 해줘.


직원이 우리를 따라 보관함에와서 동전 출납구를 살펴보더니 동전을 내주었습니다.


- 씨에씨에 나이나이! (할머니 고맙습니다)


나도 모르게 할머니를 덥석 포옹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저런 할머니가 나한테도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절로 들더군요.


얼결에 덥석 안긴 할머니도 눈물이 핑 돌더니 어깨를 토닥여주십니다.


- 그래. 여행 잘 마치고 잘 돌아가라. 다음에 다시 타이완에 와줘.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렇게 진심으로 외국인 여행자에게 친절을 다 하고 정을 보여주는 나라를 가 본적이 없습니다. 보통의 시민들이 보여주는 이런 친절한 마음은 그 나라에서 무슨 일을 겪더라도 결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돌아보게 하고 그 나라에 대해 두고두고 호감이 되게 합니다. 나도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외국인들에게 친절한 적이 있었던가 정말 돌아봐지더군요. 

 


이 할머니세요.


할머니 정말 타이완의 정을 잊지 못할 거예요.

조만간 다시 올게요.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박오일동안 내내 편의점 도시락으로만 때우다, 이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섭섭해서 공항에서라도 니우러우몐을 먹기로 했습니다.

융캉지에의 우육면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냥 가면 섭섭할 뻔 했습니다.


아 먹어보고 가긴 하는구나.

그런데 망고빙수는 끝내 먹어보지 못했으니 어쩔..

 

시내나가기는 애매하고 거기서 쇼핑하려면 너무 촉박할 것 같아 그냥 공항에서 어정거리며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일찌감치 출국장을 나와서

 

쑹산공항의 오르골!!

타이뻬이의 청핀슈디엔을 못 가봐서 규모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못느끼겠는데, 타이뻬이 시내서 오르골을 사지 못한 분들은 너무 걱정마세요.

쑹산 면세점에도 있어요. 더구나 스누피 특별전이라 스누피를 사랑하신다면 여기 강추합니다.


타이둥 청핀슈디엔에서 오르골 종류가 별로 없어 실망했는데 여기서 원없이 구경했습니다.

각각의 소리도 미리 다 들어볼 수 있어요.


교보에도 타이완 우드오르골이 있지만 종류가 훨씬 많고 가격도 쌉니다.

 


귀여운 스누피들

 

목마는 좀 비쌌어요 ㅜㅜ

 

맨 오른쪽에 타이둥에서 산 춤추는 소녀들도 보이네요.

크기나 형태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략 타이완달러로 950에서 2500 정도까지 있는 듯 합니다.

 

사고싶었으나 사이즈가 커서 비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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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뻐서 하나를 더 샀습니다.

친구들에게 자랑했더니 득달같이 주문이 들어왔네요 ^^


950짜리였어요.

이쁘지요?

 

타르트와 커피, 그리고 스누피.

 

 

맛은 있지만 가격은 맛있지가 않았던 ㅡ,.ㅡ

 


스누피 발자국 >_<

 


 


 


이로써 사박오일 간의 여행, 한달도 훌쩍 넘어서 마치게 된 여행기.

지도상으로는 분명히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더운 열대지역인데도, 유래없는 폭염 덕분에 상대적으로 덜 덥고 견딜만 했던 타이완.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은 타이완의 추억들은 이렇게 다시 가슴에 남습니다.


다시 가고 싶은 타이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