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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이공갤러리- 최정훈 개인전

by 소금눈물 2016. 9. 11.

7월부터 듣기 시작해서 정신없이 달려온 시험, 드디어 오늘이다.

결과야 어떻든 한다고 했으니 마치고 나오는 마음이 일단 후련했다.


볼 책도 많고 아직 여행기도 다 못 마쳤고 친구가 준 <꿈속의 당나라>도 다 못 봤고- 할 일이 태산이면서 다시 5급 준비로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오늘은 쉴란다. 놀란다.


시험장 가는 길에 눈이 가는 전시회가 있어서 나오면서 봐야지 했다.

그런데 그곳보다 먼저 바로 만난 갤러리.

내가 전에 이공갤러리에 와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하도 오래 되어서 여기가 맞나 싶다.

마침 화랑 안에서 작가님을 만나 뜻하지 않게 오롯이 작가를 독차지 하고 설명을 듣는 호사를 누렸다.

화랑 큐레이터도 아니고 무려 작가 본인의 설명이라니!!





그림을 잘 알지 못하거나 자주 보지 않는 사람도 금방 그림 속에 빠져들 만큼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림들이다.

입구에서부터 만나는, 팝아트와 한국화를 접목한 작품들이 발랄하면서도 유쾌하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성격도 여유가 있고 행복할 것만 같다.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에 빠져 있다가 잠깐 눈을 들어 이런 그림을 보면 덩달아 하하 웃음이 나올 것만 같다.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관람이 내내 즐거웠다.


웹툰의 캐릭터 같기도 하고 우리 민화의 오방색을 다 누려쓴 채도 높은 그림들이 더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익숙한 색인데도 소재가 아크릴이라 그런가  독특한 힘을 주는 그림이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운 그림들!



작가의 해학이 여지없이 느껴지는 그림들 ^^

흥!칫!뿡!- 아하하하


예술작품이 무겁고 진중해야 한다는 편입견을 날려버리는 그림들. 누구라도 쉽게 내 공간에 들이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친근한 느낌이 좋다.

내가 정말 마음에 들었던 건 작가의 자화상이라는 저 공중부양 그림. ㅠㅠ

아 할 일도 많고 학원비로 질러놓고 또 질러야 할 학비가 얼만데 ... ㅠㅠ 나는 왜 가난한가 ㅠㅠ


무겁고 답답한 내 서재 벽에 걸어두고 잠깐씩 내 정신을 공중부양하면서 힘을 얻고 싶은 그림이다.





캐릭터를 상품화해서 만나도 좋겠다 싶은 연작들 중 하나.

관람하고 누리기에 거리감이 없고 얼마든지 여러 각도와 다양한 상품으로 활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눈 밝은 상품개발자들이 꼭 알아봐주길 바란다.



이렇게 예쁜 소녀풍의 그림을 그리는 남자작가라니!!

친근한 오방색과 선명한 검은 윤곽선- 내 눈에는 리히텐슈타인의 그림보다도 훨씬 호감이다.



시험끝에 이런 눈호사라니. 힘들게 공부하기를 잘했다.

다음 시험을 마치고도 이공에서 좋은 그림을 보여주면 좋겠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나 혼자 선물을 듬뿍 받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