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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2016.08 여름 타이둥여행-1 김포에서 타이베이 거쳐 이란.

by 소금눈물 2016. 8. 6.

 

 

겨울부터 얼리버드로  티케팅해놓고 오매불망 기다리던 타이둥 여행.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전날 친구들과 레지던스를 빌려 밤드리 노닐고 아침 이른 비행기로 떠납니다.

공항열차를 타고 김포에 다 와가던 그때, 텔레그렘방이 난리가 났습니다.

 

- 악 어쩌면 좋아. 혼자 가고 있어! 약! 약! 약 두고 갔어! 화장품 파우치도!!

 

사실 지지난달부터 허리가 너무 아파서 한의원에 다니며 몸을 만들고 되도록 걷는 것도 자제하고 욕심부려 등록해놓은 학원만 겨우겨우 다니고 있던 차였습니다.

 

약봉지만 해도 몇 종류인데 그걸 두고 나왔다니! 두고가는 게 없나 꼼꼼하게 살핀다고 살폈는데!

어쩐지 출발이 불길합니다. ㅠㅠ

체크아웃하지 않고 남아있던 친구가 먼저 입국수속부터 하고 있으라고 해서 일단 발권부터 받고.

 

 

 

 

아 이런 거 너무 좋아.

지난 번에는 못 봤는데 김포공항 출국장 앞에 달항아리를 형상화해놓았네요.

세계를 품는 우리 달 항아리의 넉넉하고 아름다운 자태.

 

헐레벌떡 달려온 친구에게 약을 넘겨받고 드디어 출국장으로 들어섭니다.

잘 다녀올게. 이쁜 거 사다줄게 ^^

 

 

 

 

두 시간 남짓 날아 도착한 송산공항.

 

 

타이뻬이는 그저 스쳐갈 뿐 ㅜㅜ

MRT를 타고 메인스테이션으로 고고!

 

메인스테이션에 도착했는데, 진짜 크고 복잡하긴 하네요.

지도를 들고 헤메다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물어봤더니 직진! 직진해서 왼쪽으로!

씨에씨에~

 

 

 

그동안 사진으로 그렇게 많이 본 <타이뻬이 중앙역>의 모습입니다. ^^

 

 

 

 

기차노선도 처음 가는 사람이 찾아가기엔 복잡하고, 기차체계도 잘 모르겠고 T_T

혹시나 비행기가 딜레이될지 몰라서 기차 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표를 끊고 이란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는데 개찰구를 모르겠고 ㅠㅠ

 

꽃도령들 세 명이 지나가길래, 얼른 잡아서 나 이란으로 가야는데 어딘지 모르겠어 도와줘 했더니 표를 보고는 이쪽으로 따라와

염치불고 씐나게 쫓아갑니다. - 나머지 여정 내내 이렇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고 도움을 받고- 그 모양으로 되어버렸네요.

생각하니 정말로 여행의 처음과 끝을 대만사람들의 친절경험여행이 되어버렸어요.

 

시간을 다시 확인해주고, 남은 여행 내내 즐겁게 잘 보내 ^^ 인사까지 해주는 도령들과 작별을 하고

무사히 이란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여행 시작입니다. !!

 

 

 

이란으로 가는 기차는 쯔창하오 (自強號 자강호 Tze-Chiang Limited Express : 우리나라 새마을호 급 , 지정석)입니다.

그런데 지하철 안 같아요. ^^

외국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붐비지도 않는 넉넉한 좌석.

드디어 대만에 와 있구나 실감을 합니다.

과연 혼자서 잘 지내다 갈 수 있을까. 조금은 설레이고 걱정되 되면서 공부를 열심히

-는 개뿔. 잠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_=

 

 

 

꾸벅꾸벅 졸다보니 자오시를 지나고 있네요.

 

 

드디어 타이뻬이에서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이란입니다.

역이 참 이쁘지요?

 

역에서 내려서 바로 근처에 잡은 호텔을 찾아

 

 

 

일단 짐을 부려놓고

 

아 배고파.. ㅠㅠ

 

이 근처에 혹시 먹을만한데가 있냐고 물어보니 소개받은

 

 

 

은 바로 옆 가게.

 

아침부터 커피 한 잔으로 때우고, 오후 네 시가 다 되도록 아무 것도 못 먹었더니 정말 배가 고프네요.

일단 이걸로 요기를 하고.

 

 

 

 

이란역의 상징이라는 지미공원을 찾기로 했습니다.

 

여행책 정보에서, 이란역에서 택시를 타라-는 말을 기억하고 택시를 잡고 지미공원으로 가주세요 했더니

뭔 정신없는 소리를 하냐 하는 표정으로

 

"저기 보이잖아 지미공원!"

 

응??

 

뿌하오이스! 뎨둉합니다;;;

 

 

역에서 나와 바로 마주보이는 작은 공원이 지미공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지미공원>을 찾으시는 거라면 여기가 맞습니다만.

우리가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에서 보았던 그 예쁜 조각들이 많이 있는 지미공원을 찾으시는 거라면 여기 아닙니다. T_T

 

출력한 안내지를 들고 아무리 찾아봐도 비슷한 그림이 안 보여요.

 

 

 

꼬마야. 설마 너 혼자니? ㅠㅠ

공중에 매달린 기차 소년에게 물어봤더니 대답을 안 해주네요.

무정한 녀석.

 

 

 

다리도 아프고 날은 덥고- 시작이 왜 이 모양이야 투덜거리다 지미공원 한쪽 구석에 있는 슬로우 트레인찻집을 찾았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대만 특유의 까페 분위기입니다.

지미공원 찾는데 안 보여- 하고 물어봤더니 저기로 가서 저리로 건너가서 쭉 가면..

+_=

 

어... 고마워.

더 찾아야한다는 소리군 -_-;

 

 

일단 아이스크림을 한 컵 먹고 끙차!

 

 

 

 

슬로우 트레인을 나와서 어정거리고 걷다가, 앗!!

뭔가 분위기가 보이려고 하네요!

 

귀여운 소년소녀 조각 옆으로 여행객들이 와글와글 몰려들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오 근처인가보다! 하고 둘러보니 큰 길 건너편에 조각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맞은편!!

 

 

그러니까, 역에서 내려서 큰 길 가로질러 건너지 말고요. 건너편에 보이는 공원은 훼이크입니다.

 

기차에서 내려서 바로 왼쪽, 인포메이션쪽으로 꺾으세요. 인포메이션과 인형가게를 지나서 쭈욱 가시는 겁니다.

 

 

 

 

이렇게 예쁜 담쟁이 창문이 보이는 쪽.

 

 

 

작년에 잃어버린 내 가방을 누가 여기에 -_-;

 

 

 

 

 

이란 역 지미공원의 상징인 서로 헤어지는 남과 여.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 상징입니다.

 

 

 

 

이렇게 예쁜 벽들 앞에서도 여지없이 줄이 길고요.

곳곳에 아기자기 예쁜 조각과 그림이 많아서 연인들도 가족들도 많이 찾는 곳인가봅니다.

 

좀 구경해볼까요?

 

 

 

 

 

 

 

 

보시다시피 이 공원의 테마는 <여행가방>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 추억을 만들고 떠나는 역을 형상화했나봐요.

지미작가는 타이완에서 사랑받는 작가라는데, 남녀노소 누구라도 좋아할만한 동화같은 아름다운 작품들이었어요.

 

 

 

 

특별할 거 없어뵈는 역에 이 작품들로 인해 확 활기가 번지고 참 이쁘네요.

 

 

 

역 주변 작은 가게들도 아기자기 이쁘고

 

 

 

 

 

보기엔 낡고 허름해보이지만, 유리창 너머로 들여다보면 예쁜 엽서와 찻잔들.

한숨 쉬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이제 공원도 돌아보았고, 좀 이르다 싶긴 하지만 야시장에 들러서 저녁 끼니를 먼저 해결해볼까요.

 

 

 

이란 뚱먼예시.

 

 

 

어머나 뭐 이런 !! ㅎㅎㅎ;;

 

 

 

다섯시가 좀 넘은 시각, 살아나기 시작하는 야시장입니다.

일단 타이완에 왔으니 뉘러우미엔과 망고빙수!!

 

 

 

그러나... 이 시장의 냄새는 타이뻬이의 그 시장들과는 다릅니다.

여행을 다니며 다른 나라의 시장을 돌아다니는 걸 큰 즐거움으로 알고, 로컬음식에 별로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깨졌어요. T_T

취두부 냄새도 아니고 이건 뭐랄까..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독특하고 난감한 향신료냄새, 덥고 습한 저녁나절 코를 휘감는 그 냄새는 치솟던 허기도 가라앉힙니다. 아놔 어떡해 ㅠㅠ

 

우육면도 망고빙수도 보이지 않고. ㅠㅠ

 

 

 

도저히 덥고 배고파서 못참겠다 하고, 그래도 그 중 안전하다 싶은 수박주스를 사서 막 돌아서는데

 

 

 

 

왜 이런 건 늘 맘에 안 드는 다른 걸 산 다음에나 보이는 걸까요? ㅠㅠ

 

시장에서 먹는 저녁은 포기하고, 닭볶음과 파인애플 맥주를 하나 사서 덜렁덜렁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짐을 대강 정리하고

그동안 내내 그리워하던 (술꾼같잖아!!) 파인애플 맥주와 닭볶음-조림인가-을 안주겸 식사 겸 삼아 먹으며

혼자 막 행복해 죽습니다.

 

 

눈이 환해지는 중기씨 안녕! 잘 따라와줬네. 반가워요 ^^

 

대만에서는 더빙방영이네요.

 

이렇게 저녁을 때우고,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마사지샵에 들렀어요.

쥔장 할머니가 뭐라뭐라 인사하는데

응??? 전혀 못 알아듣겠어요!

 

발만 하고 싶은데 해주실 수 있나요?

블라블라블라~

+_+

조금도 못알못듣 ㅠㅠ

 

타이뻬이에선 별로 불편하지 않았는데, 타이뻬이서 고작 한 시간 반을 건너왔을 뿐인데. 여긴 지방어가 너무 심해요 ㅠㅠ

동네 사랑방이었는지 여러 분들이 놀러오셔서 당신들 끼리 뭐라뭐라 하시다 제게 뭐라뭐라 하는데 또 ㅠㅠ

젊은 분들이 들어오시길래 이분 들 얘길 전혀 못 알아듣겠어요. 하니 막 웃으시면서 그렇죠? 하더라능.

 

한국인을 처음 보았다고, 너 혼자 왔니, 대단하다 야 뭐 그런 얘기들.

보시다시피 이런 외모면 어느나라에 가도 안전합니다 자폭을;;

 

내일 화롄으로 가는 여정이라 일기예보 정보나 차편 정보도 주워듣고.

500- 좀 비싸다 싶긴 했지만 친절하게 여러 얘기들도 해주시고 관심을 보여주시고, 팁을 얹어 600 드리고 나왔습니다.

 

아 피곤...

 

첫 밤이 저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