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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낡은 서고

제왕의 책

by 소금눈물 2011. 11. 28.

 

01/16/2008 10:48 pm공개조회수 1 0



고려 광종 부터 조선 태종, 세종, 성종, 연산군, 선조, 효종, 영조, 정조, 고종에 이르기까지 왕들이 읽고 아낀 경연의 책을 모은 이야기다.
역대의 왕들은 자신의 치세에 도움을 얻고 자신을 만들어가기 위한 책을 특별히 두었고 거기에서 큰 교훈을 얻었는데 (물론 연산군처럼 예외의 인물도 있다) 그들이 읽은 책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보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졌었는지도 짐작이 된다.
광종의 정관정요, 태종의 대학연의 대목이 유심히 보였고 요즘 내가 막무가내 사랑에 빠져있는 정조 임금도 역시 불세출의 호학군주답게 자신의 책으로 <서경>을 꼽는다. 부제가 특히 마음에 드니 '야심 많은 학자 왕, 요순을 개혁군주로 재해석하다'이다.
그들이 읽은 책과 함께 왕의 일생이 어떠했는지, 왜 그 책을 선택하여 평생을 의지했는지 설명이 되어 있어서 특별히 그 책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도 이해하기가 쉽다.
요즘 <이산>에서는 치매에 걸린 영조임금이 심상치가 않다. 그 사람의 평생의 굴레였던 선왕 경종 독살설과 노론에 대한 태도를 그의 책을 통해 짐작하다보니 재미가 더 쏠쏠하다. 그리고 그런 할아버지 아래서 엄격한 제왕학을 배우고 무자비한 권력의 속성을 일찍부터 몸소 배웠던 정조의 책, 풀어서 나온 책이라도 한번 서경을 가까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제목이 딱딱해서 그렇지 실제 내용은 그렇지는 않으니 우리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읽을 만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떤 책에 의지해서 평생을 살고 있는 걸까. 내게 가장 큰 그림자를 남긴 책은 정말 무엇일까.
아직도 모르겠다. 내 인생의 책이라니...




제목 : 제왕의 책
지은이: 윤희진
펴낸 곳: 황소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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