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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낡은 서고

케테 콜비츠와 노신

by 소금눈물 2011. 11. 24.

10/03/2004 02:25 pm공개조회수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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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log.yahoo.com/salttear/113948.html?p=1&pm=l&sk=0&sv=어떤

대충 거칠게 긁어모아도 콜비츠가 내게 차지한 땅이 적지않다.
콜비츠와 박정만...윤...이렇게 내 우물을 만든 이름들이라고 하면 오만과 허세가 지나쳐 동굴지경이라고나 할까. (다모의 "동굴"!!)

콜비츠....
내가 이 이름을 안 것은 시인 최영미의 미술이야기 <시대의 우울>을 통해서였다.
독일의 아이들은 굶주린다.. 벼락처럼 내 이마를 때리고간 충격..
구멍이 뚫린 듯한 퀭한 눈동자로 밥그릇을 내밀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표정이 없는 저 가느란 손가락에 매달린 밥그릇... 흑백의 석판화 한장이 이처럼 눈물을 쏟게 하다니..

그의 판화들은 맨눈으로 보기가 힘겹다.
거칠게 지나가는 음영사이로, 가난, 죽음, 고통, 전쟁, 전장에서 자식을 잃은 늙은 부모들의 오열, 능욕당한 여인을 끌어안은 대지의 분노, 시체더미를 헤치는 어머니의 굽은 등, 전쟁과 파시즘을 반대하는 치켜든 손, 그리고...이 모든 것을 안은 늙은 어머니의 타는 눈이 있다.
가난하고 짓밟힌 이들이 다시 전쟁에 자식을 뺏기고 꺾이면서도 끝내 쓰러지지 않는 슬픔과 분노의 민중, 그 한가운데 그들을 날카롭게 새기며 그들의 늙은 어머니가 된 케테 콜비츠.

미술이든 음악이든 시든 간에, 어떤 이데올로그의 깃발이 되는 형식의 예술은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시대의 아픔과 함께하지 않는 예술가는 단지 목소리 예쁜 가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 날카로운 육성에 심장이 떨려서 공감하고 젖어드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 판화들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의 감동과 슬픔, 분노가 뒤섞인 힘이 된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 그림의 기초조차 전혀 모르는 백지같은 내 눈에도, 이 작은 책은 어떤 "주장"이 아니라 뜨거운 심지이고 날카로운 비명의 직시이다.

이 얇은 화집이 이렇게 뜨거운 불길을 품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가.

아.
케테 콜비츠.
비참한 민중의 눈물젖은 어머니..





제목 : 캐테 콜비츠와 노신
지은이 :정하은
펴낸곳:열화당 미술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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