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질...
어쩌려고 이 겨울은 눈도 없냐.
비호대놈덜 수련장 눈치우기 안 시킹게 속은 편하다만 봄보리농사는 어찌 지으라고 이리 가무나.
사람이 하는 일이 있고 하늘이 원하는 일이 다 따로 있으니 이넘의 한숨이 뭔 소용이겠냐만..
아 이놈아~!
너는 아직도 벙거지 꼴이 그게 뭐여~!
나한티 그렇게 쥐어 터지고도 삐딱이냐?
한놈도 제대로 된 넘이 없어. 너 이놈 황보종사관 없기 망정이지 그 양반 있었다간 제까닥 사축서로 갔어 이놈아~!
...
히유...
그렇지...
그 사람 있었으면 저런 놈덜 제대로 못가르쳤다고 나한테 어지간히 빽빽거렸을텐데..
허허...그래도 지랄허던 그 소리가 다 그립네....나만 보면 어지간이 버럭거리더니..
거기서 애맨 부장하나 잡도리질하고 사는 거 아닌가 몰라...
사람이 올 때는 다들 울고 와도 갈 땐 웃고 가야는 게 이치 아냐?
내놓을 때 준 명이 짧았으면 걷는 동안은 편안케 해야는게 제대로 된 법 아니겠어?
우라질.. 하늘이고 뭐고 어딨어?
법이고 뭐고가 어딨어?
우라질... 조선팔도에 적수없다는 명검이면 뭐하나? 역적 때려잡는 공신이면 뭐하나?
조막만한 계집 하나에 그렇게 휘청 넘어갈 팔자를, 우이쒸......
나하고 원해놈한테만 승질부릴 줄 알았지, 다모년 말 한마디엔 체통 지킬 줄도 모르고 벙싯거리더니...
우라질.....
악연이었던 게여...
눈에 그리고도 품에 못 안는 그 사내나
마음에 새기고도 못 온 계집이나..
눈에 설움이 많은 것덜은 평생을 사내를 눈밭에 세워둔다더니, 안녹사 말이 맞기도 하지...
그나저나....그이들...어디만큼 갔으까..
눈도 안오는 저 하늘,, 어디만큼 가고 있을까...
심기 비뚫어지면 죄없는 수련장 갈대만 작살내더니 지금은 뭐 그럴 일이야 있겠어....
나도 이젠 좌포청이 재미없어...
황보종사관도 버럭거리고, 옥이년도 팔랑거리고 다녀야 좌포청인게지
원해놈 울적거리는 거 보기 싫어서라도 내금위라도 자리가 있나 알아봐야지 제기랄.
좌포장만 떠나면 나도 간다.
원해 이놈아. 너 꼴보기 싫어 나도 간다~!
여기도....이젠.....예전 같지 않아...
사람이 없으니 텅 빈 것 같아..
대가리만 몰려다니면 뭐해. 있어야 할 인사들이 안보이면 텅 빈 거지.. 젠장...
야 이놈아~!
너 벙거지 똑바로 못쓰냐~!!
이런 우라질!!
아직 여긴 한성좌포청이란 말여~!!
이 우라질 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