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서러운 마음으로 만나서
잠깐 우리 눈부처로 살다가
세상의 하고 많은 꽃잎보다
할 말 더 깊은 캄캄한 바람으로
서럽고 애닯은 눈물로 남았는가
그대는 나를 보고 나는 그대를 보고
보아도 이 저린 마음 전하지 못하고
전하지 못해도 이미 가 있는 마음길은
또 어쩌라고.
그대여.
내 생의 캄캄한 밤길에서
보기도, 감싸기도 차마 아까운
한 점 꽃등으로 내게 비추더니
그 꽃등 질 때 누구도 갖지 못한 한이더니
나는 그대로 그대는 나로
다시 한가지로 먼 꿈길로 떠날 때
세상에 한 오리 설움도 없게, 한가닥 눈물도 없게.
다시는 깨지 않을 꿈, 다시는 돌아눕지 않을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