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어머니
구름은 하늘 끝 멀고 멀고
세월은이렇게 가고 가고
주인 없는 꿈 속에 시름만 깊고 깊어
아들아...
초파일 등을 달다 산너머를 바라본다
도적같은 세월은 사반세기를 흘러
분통같은 에미 이마에 고랑을 내었다
고랑이 흘러 가슴에 닿아 지리산 골짝을 만든다
어떠하냐...
삼년 전에 가신 너이 아부지 알아는 보겠더냐
불효한 자식이라 호통은 안치더냐
말라붙은 피딱지는띠구고 나올 것이지
에미 꿈속에 흰 저고리가 찢어져 늘어지고
나넌 바늘도 없이 허둥대다 깨었다
아가....내 새끼야
임서방네 밭그늘에 너를 몰래 묻고
내색도 못허구 보리가 익었다
보리가 익어 흔들릴 때마다
에미는 몸서리가 나. 차마 밭고랑을 딛지 못하고...
걱정얼 말어라...
에미 갈 날이 가차우니
에미는 암시랑토 않다
암시랑토 않다
밥도 묵고 잠도 잔다
너도 없는 겨울 밤이 무섭고 떨리지도 않는다
솜털 같은 내 새끼
박속 같은 내 새끼
맨발로 달려올 중 에미는 안다...안다...
아가...
내년 초파일은 거기서 맞자
징그런 보리바람은 모다 잊어뿔고
우리 싯이서 항꾼에 맞아뿔자
아가...
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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