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여름밤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보면 그때는 하늘이 참 가까웠다
손에 잡힐듯 총총한 별들이 어쩌다 내 얼굴로 와라락 쏟아져 내릴 것 같았고
하늘은 바다 같아서 그 별들의 어딘가로 나를 실어날라 떠돌게 했다
무성한 감나무잎새들은 머리를 그 바다로 향하고 줄달음 쳤고
거꾸로 하늘에 뿌리박은 듯이 멀리서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런 밤은 모깃불이 따가왔고
평상 아래 내 신발을 베고 잠든 거묵이의 얼굴도 순했다
그때의 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저 별 어디에, 헤라클레스도 아폴론의 수금도 제우스의 어린 여인들도 다 잠들었다는데
견우는 어디서쯤 소를 몰며 직녀를 기다리고
직녀는 하염없이 손을 놀려 북을 잡았을텐데
졸음에 겨운 눈으로 바라보던 그 캄캄한 여름밤의 이야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룹명 > 소금눈물의 그림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규 - 뭉크 (0) | 2011.11.03 |
---|---|
시립 구호소- 케테 콜비츠 (0) | 2011.11.03 |
전쟁터- 케테 콜비츠 (0) | 2011.11.03 |
검은 옷을 입은 여인- 모딜리아니 (0) | 2011.11.03 |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된다 - 케테 콜비츠 (0) | 2011.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