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전의 처마단청.
공포 쇠서부리에 그려진 길상문자까지 그대로 꽃 같다.
역시나 참 곱다.
위엄보다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경복궁 교태전의 처마가 문득 생각난다.

법당 뒤 벽에 부처님의 일대기가 그려져 있다.

비천주악상, 신장상, 주륜, 심우도등은 흔히 보지만 법당 벽에 사군자가 그려진 것은 정말 처음 보는 듯하다.


머리초와 머리초 사이, 공백과 벽체, 공포벽, 편액에 회화적인 수법으로 그려넣은 장식화를 특별히 별지화(別枝畵)라고 부른단다.
보통은 불, 보살이나 불법을 수호하는 동물, 상서러운 상징들을 많이 그리는데, 위 동백, 국화처럼 직접적으로 불교와 상관없는 그림은 역시 처음이다.
(자꾸 말하지만 내가 불교도가 아닌고로 눈이 짧아서 하는 소리다.)
꼭 여기뿐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을 그리는 별지화 중에는 모란, 학 등의 그림도 그려진단다.
내가 처음 본다는 소리다.
단청의 의미나 사용처는 전에 경복궁 나들이에서 대충 말했다.
절에서 특히 단청은 다른 많은 뜻을 가지고 있다.
위 별지화만 해도 다른 건축물에서는 쓰여지지 않으며, 일반 여염집에서 문살도 보통은 아자(亞字)의 변형을 주로 쓰지 저렇게 화려한 꽃무늬 문살들은 쓰지 않는다.
문살의 꽃문양이나 별지화는 그대로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 (獻花, 獻甁)이 되게 한 듯 하다.
절 기둥이나 천장, 처마밑의 단청은 그 하나하나가 다 뜻이 있다.
인간의 본성을 찾는 길을 그림으로 표현한 심우도를 다시 쇠코문양으로 표현하거나, 부처의 광명을 널리 퍼지게 전한다는 의미를 가진 휘문양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상징이 다 있는 것이다.

요사채인지 어딘지 모르겠다.
여기도 외부손님 출입금지.
들어오지 말라는 곳은 들어가길 금해야 한다.
어디나 마찬가지다.
집이든, 마음이든....

분주해보이는 법당을 벗어나 절 뒤 오솔길로 들어섰다.
문득 법고소리가 들린다.
한참을 귀를 열고 들었다.
참 좋다... 좀 더 들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오래가지 않아 그쳐버렸다.

담장너머로 보이는 전각.
공포문양이 독특해보여서 쭈욱~ 당겨보았다.

역시나 꽃문양.
동학사는 정말 꽃을 좋아하나보다 ^^;

오솔길로 들어서기 전에 작은 돌탑들이 많다.
어떤 기원들이 이렇게 많을까...
작은 돌을 하나 얹으며 나도 역시 기도해본다.
황보윤, 장채옥. 극락왕생....영영불멸...

법고소리가 들리던 전각을 담너머로 다시 기웃거려본다.
請說殿.... 강당일까?


동학사 계곡에는 재미있는 나무들 이름이 참 많다.
회화나무, 비목나무, 윤노리나무, 또.... 이름이 재밌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는데 이름을 다 까먹었다.
성백이가 맞어 나는 ㅠㅠ

가을이 깊으면 다시 한번 꼭 와바야지. 불끈~!

마당의 맨드라미가 곱다.

과꽃.

공주 벌판.
가을이 참 곱게 익어가고 있다.
공주는 천도하면서 일차적인 목적이 수성(守城)이었다.
하여 외적의 침입이 어려운 산성을 쌓고 방벽을 금강으로 했다.
이런 성은 지키기엔 좋으나 힘을 뻗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평야도 부족하고.
그래서 나라의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지고는 부여로 천도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가을이 깊으면 꼭 다시 계룡산에 와 봐야지.
멀지 않은 곳에 두고도 찾지를 못했다.
즐거운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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