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시아가 만발했다.
꽃을 볼 수 없는 저녁퇴근길에 공원 아래를 걸어가다보면 향기만으로도 아찔해진다.
겨우 이삼일 차인데 공원에 올라가보니 산은 온통 아카시아꽃으로 환했다.
저것이 뿌리가 사방으로 얽혀서 한 그루 있으면 옆에 다른 나무는 자라지 못하는 해수(害樹)라더만 꽃향기는 정말 환상적이다.
꽃향기에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내내 <과수원길>을 흥얼거리며 걸었다.

아찔한 절벽 산책로 아래의 집들.
나무에 가려서 별로 위험해보이진 않지만 안전줄을 벗어나면 바로 낭떠러지다.







접사에 흥미를 붙이면서 이 많지도 않은 야생화도 내가 이름을 제대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은 오전만 근무한다.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서 벼르던 식물도감을 꼭 사야겠다.
식물의 모습과 생태까지 한번 같이 봐야지.
궁금해하던 뱀딸기는 햇빛이 있어야 피는게 맞는 것 같다. 활짝 핀 모습을 아침에는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딸기가 벌써 맺혔다.
산딸기 꽃이 피었다.
아무리 깨끗한 잎을 찾으려 해도 먼지가 앉은 것처럼 죄다 뿌옇다.
다른 잎은 이렇게 지저분하지 않은데 원래 산딸기 잎이 이런 건가?
궁금한 것 투성이다.

떨어져서 꽃이불을 만든 것들.
바라보다 마음이 애잔해진다.





녹음이 짙을 대로 짙어져서 이젠 숲속에 들어가면 다른 오솔길이 가려진다.
겨울을 지나 봄, 봄을 넘어 여름을 바라보고 있는 숲속.
송화가루도 다 떨어졌다.
-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
박목월의 시가 생각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고 하는데도 좀 끄적거리고 산책을 하다보면 늘 출근시간이 바쁘다.
요즘은 운동한답시고 걸어서 출근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오늘 같은 날은 좀 쉬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철 안드는 이 <어린이>는 말이다. -_-;;
아오...
또 일이 밀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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