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있어서 남자와 처음 한이불을 덮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온 세상에 하얀 눈이 내리면
오늘 이 마음처럼 이렇게 평화로와질까요.
나는 얼마쯤 이전의 나에게서 멀어졌고
어제와 다른 내일로 얼마나 더 가까와졌을까요.
사랑하는 남자가 내게 와 준것,
그 사람이 나를 이토록 사랑하고 고마워해준 것,
아마도 살아가는 나날 내내 나는 이 아침을 기억하겠지요.
이 따뜻한 평화와 어쩐지 알 수 없는 슬픔의 작은 빛깔들을
나는 내내 기억하겠지요.
방안에 쏟아지는 햇살에 잠이 깨었을때
내 옆자리는 비어있었습니다.
아직 온기가 남은 옆자리.
내가 잠든 사이에 그 사람이 떠난 걸까요.
아침을 함께 맞지 못한 걸까요...
아직, 그 사람은 ...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 문득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집니다.
아...
간 게 아니었어요!
나는 하마터면 눈물을 왈칵 쏟을 뻔 했습니다.
가지 않았어요!!
쑥쓰러워 눈빛을 똑바로 주지도 못하면서
그 사람도 조금 어색해하고 부끄러워해요.
엄마야;;
근데 내 차림이 지금 뭐야 .
바보처럼, 그 사람이 가주지 않은 것만 행복해서 정신이 없어졌나봐요.
배가... 고팠군요...
이런 건 내가 챙겼어야 하는 건데...
내 곤한 잠을 깨우지 않으려고 동네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침에 몰래 나갔던 거군요...
이 사람,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켜요.
왜 이렇게 따뜻한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이 사람의 이런 모습을 몰라요.
정말 아무도 몰라요.
잘 ...잤어요?
어쩌면 아침 인사도 이렇게 따뜻할까요.
네...
잘 잤어요.
너무 따뜻해서, 당신이 내어준 팔이 너무 따뜻해서
아침까지 아무 꿈도 꾸지 않고 그냥 그렇게 자버렸어요.
냉, 냉장고에 뭐 없어요?
엄마야;;;
저기.. 어저께 막 이사해서 아직 동네 수퍼도 모르고...
아니 내가 살림을 안해서가 아니고 진짜 바빠서...
네, 사놓을게요.
진짜 꽉꽉 채워놓을게요.
순정이 안 시키고 당신 좋아하는 거 그거 물어봐서 진짜 다 채워놓을게요.
지금 나가서 사 올까요?
아니 이렇게 말고 물론 옷 입고요.
아우!
그럴 시간 없을 것 같은데...
어머, 나 어떡해 어떡해;;;
머리 또 못감...
아니 그게 아니구...
지각...할 거 같아서...
아니예요. 저 머리 맨날 감아요.
진짜에요...
뭐야..안 믿는 것 같잖아...
응... 그래요
머리 감고 우리 출근 같이 해요.
같이 가요...
왜 이렇게 자꾸 웃음이 비어져나오는지 모르겠어요.
나 바보가 되었나봐요.
세상에 둘도 없는 게으른 여자라고
살림도 못하고 잠꾸러기라고 놀릴 것 같은데
그래도 자꾸 웃음이 나요.
자꾸 행복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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