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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연인의 마을

雪國

by 소금눈물 2011. 11. 10.





























나를 내 사랑의 정당성 안에 내버려두소서
내가 내면의 이 오만하고 무관한 영역에서
그대 오시거나 마시거나 상관없이 멋대로 목매다는
이 믿음의 황홀함에 넋 놓고 있음을 허용하소서

내가 그곳에서 보나이다
아직은 내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였음을 부끄러워
감추지 아니하므로 오시거나 마시거나 하는
그대 상관없이 내가 지금은 당당히 보나이다

내가 그것들 사이에서 내 곤한 육신을
기꺼이 눕히나이다 허용하소서
내가 당신을 부르는 대신, 그, 무참한,
이루어지지 않은, 살았던, 그들의,
생생한 사랑의 구체성에 기댐을

내가 도시의 거리를 뒤지고 돌아다니며
문득 가슴에 펑펑 내리는 저 참혹히 아름다운
눈의 나라를 견디며 살아 있나이다 그런즉
아직은 마음놓고 어리석게 하소서 지금은
이 어리석은 사랑의 정당성에 실컷 취해 있게 하소서


설국 - 어리석은 사랑-

일부발췌
- 김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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