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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대성당- 로댕

by 소금눈물 2011. 11. 3.

 

 



남해 금산

한 여자 돌 속에 나도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이 성복

남자의 오른손과 여자의 오른손이 만나 한쪽 방향으로 부드럽게 회전한다.
닿을 듯 말 듯, 두 손의 아스라한 만남만으로 육체의 어떤 부분이 아니라 그야말로 성스러운 어떤 것이 흐르는 이 손가락 위로 보인다.

그러나 무서워라.
마주보는 두 오른손이 아니면, 한 방향으로 바라보는 오른손이면 따뜻한 합일이 될 수 없다니.
그 손은 영원히 합쳐질 수 없고 끝내 채워지지 못할 그 갈망일뿐이라니...

누구였을까.
남자의 것을 보이는 오른손에 살짝 기울어 기댄 이 여인의 손은.

영원히 로댕의 주인이었던 로즈 뵈레였을까.
로댕을 위협하는 재능으로 그에게서 버림받고 , 그럼에도 그를 향한 갈망에 죽을 때까지 돌속에 묻혀 버린 까미유 끌로델이었을까..

그저 몸의 어떤 한 부분이었던 이 손.
때로 타는 듯한 갈증과 애욕으로 상대의 몸을 떨며 더듬었던 적 있었으나
자신의 영혼을 캐내는 도구로 사용하고 가슴에 묻어야 했던 말을 돌에게나 찾았을 이 손.

성스럽고
따뜻하고
아름답고

그리고 슬픈
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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