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깡패입니다.
깡패는 사람이 아니라지요.
그래서 나는 사람이 사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사람의 목소리를 갖지 못했고
사람의 마음을 갖지 못했고
사람의 양심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 잘난 소리들을 나는 듣지 못합니다.
삼십 사 년 동안을, 거기 있는지도 몰랐던 내 마음이
이렇게 뒤틀려 비명을 지르는 소리밖에
나는 지금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나쁜 놈입니다.
똑똑하고 잘난 이들이 말하는 교양 같은 거
처음부터 내 것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도리
그런 것 나와는 상관 없습니다.
세상사람들은 윤리, 도덕 같은 거 그런거 무서워하며 삽니까.
나쁜 새끼들은 그러지 않거든요.
고작해야 백 년 밖에 못 사는 인생
나쁜 놈은 그런거 무서워 하면서 살 이유 없거든요.
내가 무식하고 더러운 새끼라서
나는 지금 저 여자의 눈물밖에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저 여자의 눈물이,
세상 어떤 손가락질보다 더 무섭다고 소리치는
내 마음밖에 안들리거든요.
그런데 아니라네요.
이 정도의 마음도 보여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더 아파진답니다.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게 어떻게 우는 건지 이제 처음 알았는데
그 사람이...아니랍니다...
이제 저 사람의 시린 손을 놓아야 한다네요.
잡으면.... 안된다네요.
나는 나쁜놈인데요.
사람 아닌 깡팬데요.
깡패는 다 할 수 있으니까 마음놓고 나쁜 놈 될 수 있는데
그 사람이 안된다네요.
사람을 감히 꿈꾸었던 죄여서
그 빌어먹을 마음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를 알아버렸는데
이제 정말 안된다네요.
그런데도 안된다네요.
그룹명/연인의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