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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연인의 마을

나는 깡패입니다.

by 소금눈물 2011. 11. 10.




나는 깡패입니다.
깡패는 사람이 아니라지요.
그래서 나는 사람이 사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사람의 목소리를 갖지 못했고
사람의 마음을 갖지 못했고
사람의 양심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 잘난 소리들을 나는 듣지 못합니다.
삼십 사 년 동안을, 거기 있는지도 몰랐던 내 마음이
이렇게 뒤틀려 비명을 지르는 소리밖에
나는 지금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나쁜 놈입니다.
똑똑하고 잘난 이들이 말하는 교양 같은 거
처음부터 내 것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도리
그런 것 나와는 상관 없습니다.

세상사람들은 윤리, 도덕 같은 거 그런거 무서워하며 삽니까.
나쁜 새끼들은 그러지 않거든요.
고작해야 백 년 밖에 못 사는 인생
나쁜 놈은 그런거 무서워 하면서 살 이유 없거든요.





내가 무식하고 더러운 새끼라서
나는 지금 저 여자의 눈물밖에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저 여자의 눈물이,
세상 어떤 손가락질보다 더 무섭다고 소리치는
내 마음밖에 안들리거든요.





그런데 아니라네요.
이 정도의 마음도 보여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더 아파진답니다.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게 어떻게 우는 건지 이제 처음 알았는데
그 사람이...아니랍니다...





이제 저 사람의 시린 손을 놓아야 한다네요.
잡으면.... 안된다네요.

나는 나쁜놈인데요.
사람 아닌 깡팬데요.
깡패는 다 할 수 있으니까 마음놓고 나쁜 놈 될 수 있는데
그 사람이 안된다네요.

사람을 감히 꿈꾸었던 죄여서
그 빌어먹을 마음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를 알아버렸는데

이제 정말 안된다네요.
그런데도 안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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