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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

여행 둘째 날- 반떼스레이

by 소금눈물 2011. 11. 8.

 

08/13/2008 04:23 pm공개조회수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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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게가 나오는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에 들른 곳은 반떼스레이 사원이었다.
아열대 기후 특유의 스콜이 막 지나가고 있었다.
후끈 달아오른 대기가 정신없이 쏟아진 소나기로 청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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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투어티켓에 찍혀있는 사진이 바로 반떼스레이사원이다.
분홍색의 이 사원은 앙코르왓이나 바이욘사원처럼 압도적으로 큰 사원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한 구조와 화려하고 꼼꼼한 조각들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탄성을 자아냈다.
이 사원의 아름다움은 크메르문화의 정수란다. 기대로 마음이 부푼다.

힌두교 파괴의 신 시바를 위한 사원으로 자야바르만 5세의 스승이었던 브라만 계급의 사제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군인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던 이 사원은 한때 문화재도굴범이었던 앙드레말로(후일 프랑스 문화부장관까지 지내게되는)가 문화재를 약탈하다 들켰다. 문인들의 구명활동으로 겨우 구출이 되었단다. 식민지의 문화유물을 아무 죄의식없이 훔쳐갔던 제국주의의 모습이다. 앙드레말로는 들켰지만 일본, 영국, 프랑스에게 도둑맞은 우리 유물들은 언제나 찾아올 수 있을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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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코드가 이곳 문화에는 뿌리깊게 박혀있는 것 같다.
성적인 언급, 표현 자체가 금기였던 유교문화권의 우리와 달리, 남성의 성기와 여성의 성기가 합일되면 새 생명의 근원으로 보고 축복했다.
이런 관념은 그들의 건축물에도 남겨 곳에 남아서 남서의 성기인 링감, 여성의 성기인 요니를 합쳐 성수가 흐르게 하고 그 성수는 전 국토로 흘러가게 한다.


웅장했을 신전의 회랑과 지붕은 없어졌어도 이렇게 그 흔적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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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듣는 중.
좋은 가이드를 만나는 것도 패키지 여행의 큰 복이다.
굉장히 열심히 설명해주시고 꼼꼼하셔서 정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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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조들.
돌을 빚은 것이 아니라 밀가루 반죽을 만진 듯이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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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원은 확실히 여성적이고 아기자기하다.
반떼스레이(Banteay Sray)라는 이름 자체가 "여인들의 성곽"이라는데 딱 보기만 해도 아 여기는 여인들의 집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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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갈 수록 문은 점점 더 좁아진다.
문틀에 새겨진 장식을 보라. 석재가 아니라 나무조각을 매만진 솜씨다.
어쩜 저리 정교한지 감탄이 그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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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원의 주인인 시바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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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그머니 다문 꽃봉오리 장식, 꽃잎이 벌어지다 살짝 밖으로 구부러지는 조각이 너무 정교하고 사실적이라 손으로 만져 확인을 하게 된다.
저것이 어찌 돌의 무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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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이 신전의 회랑을 오가던 사제들, 궁궐 여인들의 비단치맛자락 소리가 사라진 폐허가 된 신전.
그들 영화의 그림자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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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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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왓에서 본 부조속의 신화가 다시 펼쳐진다.
카일라샨을 뽑아들고 그 정상에 앉은 시바신을 위협하는 악마 라바나와 동물들, 인간들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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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조각은 훼손되었다.
앙코르의 문명은 전성기가 지나고 베트남에 의해 침공당하면서 톤레삽호숫가로 수도를 옮기면서 이곳을 버리고 떠났다.
여러 왕들이 그 옛날의 번영을 되살리려 애썼지만 그런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오랜 세월이 흘러 이방의 도굴꾼들이 이곳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확인받게 되자 비로소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문화재를 복원하던 프랑스인들이 크메르에 의해 쫓겨가고 작업을 이어받는 자국의 학자, 지식인들이 크메르루쥬에 의해 학살당하면서 그 복원자료들은 완전히 망실되었고 이제는 복구 자체가 불가능해져버렸다.
어리석은 인간들의 세계관이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만들어버렸다.

캄보디아인들은 이제 자신들의 조상이 물려준 이 찬란한 유적을 영영 돌이킬 수 없게 망가뜨려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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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신과 항상 함께 다니는 성스러운 소 난디.
난디도 온전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훼손되었지만 웅크린 앞다리의 근육이나 발굽 모양이 사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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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문자란다. 문자가 이렇게 아름답다니.
아름답지만 따라서 배우기는 굉장히 힘들 것 같다.저 곡선의 형상들, 문자라기보다는 그래픽처럼 보이는데 저 둥근 획의 모양에 따라 뜻이 다 다를테니 입만 벌리고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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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사원이라는데 두상은 간다라미술이 떠오른다.
저 불두들이 설마 유적에서 흘러나온 것은 아닐테고.
무지한 탓에 내 눈에는 시바신인지 붓다인지 언뜻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잘 알고 갔으면 정말 제대로 재미있었을 것이다.
부조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니 그저 굉장하다, 참 섬세하다 그 소리밖에 못하고 ㅜㅜ

돌아본 중에 가장 아름답던 반떼스레이.
가게 되면 꼭 다시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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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사람만 가늘고 여윈줄 알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소나 개, 닭 조차 모두 우리나라의 것보다 가녈가녈했다.
아마도 토양체질이 그렇게 만드는 걸까.

태평하게 들판을 노는 흰 소들은 신성하게 여겨 일소로 쓰지 않고 저렇게 검은소만 일소로 쓴단다. 본 중에 그나마 가장 통통하고 듬직한 녀석이었다.
무리 중에서 대장인지 이 녀석만 목에 깡통으로 단 방울을 달았다.



비가 한 차례 지나가면서 대기는 깨끗해졌다..
지열이 식으면서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게 펼쳐졌다.

오후 두 시 사십 분-

프놈바켕 사원에 가기 전에 과일가계를 들른단다.
낯선 열대과일을 맛볼 생각에 마음이 부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