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에서 사용하는 위계적인 지질연대 단위는 누대(累代,eon), 대(代,era), 기(紀,eopch), 그리고 절(節,age)이다. 4개의 누대(하데스누대, 시생누대, 원생누대,현생누대)는 지구 생명체들의 생존조건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 지구 형성기인 하데스누대에는 대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새명이 꽃피울만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 시기의 기온은 지구 내부에서 분출된 열기 때문에 지구 역사가 시작된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었다. 기온이 100°C 아래로 내려간 것은 40억년 전쯤 지표면이 식으면서 지각이 형성된 이후부터다. 이때부터 수증기가 응축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며, 강, 호수, 바다 등이 생겨났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퇴적물은 37억년 전쯤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생누대(38억 년 전~25억 년 전)에 들어와 화산분출 등 지구물리적인 과장이 반복되면서 원시대기가 형성된다. 원시대기의 CO₂농도는 매우 높았기 때문에 태양빛의 흡수량은 많았던 반면 산란되는 양은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의 온실효과로 생명체의 생존에 유리한 온도가 유지되면서 원시박테리아와 함게 최초의 생명체가 나타났다. 수증기의 응축이 시작되면서 원시대양과 원시대륙이 형성되었다. 32억년 전쯤에 형성된 암벽들에서는 물 순환의 가장 오래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때 CO₂의 대부분은 수증기와 함께 원시대기로부터 자취를 감추었다. 26억년 전 무렵에는 남조류인 시아노박테리아가 광합성을 하면서 산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CO₂로 가득 차 있던 대기가 붕괴하면서 혐기성(嫌氣性)생명체들이 사라지게 되는데, 이는 지구역사상 첫 번째 대량멸종을 의미한다. 온실효과가 사라지고 약 20억년 전 고빙하기가 시작되면서 지구 온도는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찾아왔던 원생누대(25억 년 전~5억 년 전)에는 약 10억 년에 걸쳐 지구 역사상 가장 따뜻한 시기가 찾아왔다. 이 때의 기후는 산소로 가득찬 대기층이 만들어낸 새로운 온실효과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에는 세포핵을 지닌 가장 오래된 식물군들이 나타났는데, 약 14억 년 전 단세포 식물이 출현한 후 그 뒤를 이어 생체조직이 유연한 다세포식물이 등장했다.
가장 오래된 화석의 도움으로 추즉하건대, 이 세 번째 누대가 막을 내릴 무렵 지구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빙하기가 시작되었다. 초대륙 로디니아(Rodinia)가 해체되었을 때, 모든 대륙 조각들은 적도를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식물이 덮여있지 않았던 대륙의 암걱들은 알베도를 높였으며, 기온 하강은 극지방 빙결의 되먹임 현상을 통해 더욱 가속화되었다.
결국 전 지구가 얼어 붙으면서 지구 바깥에서 보면 지구가 마치 눈덩이처럼 보이는 눈덩이지구 (Snowball Earth)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악조건아 지속되면서 6억5.000만 년 전쯤 두 번째 대량멸종이 일어났는데, 그 규모는 생명의 역사가 거의 종언을 고했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p.53-55
<기후의 문화사)
볼프강 베링어 지음 안병욱, 이은선 옮김.
공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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