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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원추리와 개구리- 신사임당

by 소금눈물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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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아도 신사임당의 초충도는 지극히 아름답다.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사용해도 될만큼 그 색이 선명하고 대상의 단순한 아름다움이 감탄을 자아낸다.
배경은 생략하고 그리고자 하는 대상만 담백하고 깨끗하게 떠 올렸으니
그녀가 그리는 것은 대부분 담장 아래, 텃밭. 마당끝에서 언제나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곤충들과 꽃, 수박이나 가지고 같은 채소다.
어쩌면 그 시기의 다른 선비들처럼 말을 타고 밖에 나가 돌아볼 일이 아무래도
여의치 않았으니 어쩌면 그녀의 화폭이 마당이나 텃밭으로 제한된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마당가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수박이나 꽃포기 아래 움직이는 작은 것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여인네. - 상상만해도 아름답고 애잔하다.
그녀의 그림은 언제나 붉고 선명한 꽃들과 어울리는 나비들로 환한데
정작은 부부간의 정은 그다지 애틋하지만은 않았다고 하니
어쩌면 아쉽고 쓸쓸한 마음이 그림으로라도 이루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꽃송이에 올라앉은 벌레를 노리는 개구리, 금방이라도 튀어오를것만 같고
꽃그늘 아래 기어가는 귀뚜라미도 생생하다.

빨리 달아나거라, 행여 개구리가 눈을 아래로 두면 너도 언제 잡힐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