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반호수로 가는 길입니다.
아름다운 하늘과 산들, 들꽃이 핀 끝없이 이어지는 야생화의 언덕들.
국토는 한반도의 13.5%, 인구 300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나는 이 나라에 홈빡 빠졌습니다.
마을이 나타났다 사라지면서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요.
긴 터널을 건너자 마주하는 언덕의 나무들이 달라졌습니다.
아 이 색깔이 아니네. -_-;
옥색의 문스톤 원석.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웠어요.
세반 호수를 내려다보려면 언덕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입구 주차장 노점에서 많이 팝니다.
정말 하나 갖고 가고 싶게 너무 아름다워요.
그러나 원석은 절대 반입불가, 목걸이나 팔찌로 가공한 장신구들이 많은데 고르다가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내려와야 했어요.
비싸봤자 1-3 달러인 걸 그냥 살걸!.
너무 이쁜 문스톤이었는데.
모진 이웃 사이에서 끊임없이 침탈당하고 대지진에 다치고- 바윗돌에 간절한 믿음과 희망을 새기며 버텨온 역사.
폐허가 된 수도원 건축물 사이에서 카치카 십자가가 외국 여행자를 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세반호수는 바다가 없는 아르메니아에게 귀중한 식수원이면서 아라랏산과 함께 아르메니아사람들의 지주가 되는 듯 합니다.
아르메니아 물고기의 90%가 잡힌다니 이 호수를 바다로 여기면서 살만 하겠습니다.
2.118미터의 고원 위에 있는 세반호수는 코카서스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반호수에는 타마쉬 공주의 슬픈 전설이 있답니다.
세반호수 안의 섬에 아름다운 타마쉬공주가 살았습니다. 공주는 호수 건너편의 청년을 사랑했는데 청년은 밤마다 호수를 헤엄쳐와 공주와 사랑을 속삭였습니다. 이들의 사랑을 반대했던 아버지는 한밤중 호수를 건너오는 청년의 길잡이를 해주었던 횃불을 꺼버렸고 그 청년은 그만 호수에 빠져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세반의 반크수도원.
원래는 네 개의 수도원이 있었다하는데 셀주크투르크와 몽골의 침입으로 파괴되고 지금은 두 개만 남아있습니다.
974년 전쟁에 나간 남편을 위해 매리암공주가 지은 것으로 10세기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1956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하고 있다는데 여기저기에 아직 손대지 못하고 쌓여있는 카치카십자가 유물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아름다운 세반호수를 뒤로 하고 예레반 시내로 돌아옵니다.
흰 눈을 인 아라랏산이 보이는 호텔이었어요.
몸 컨디션은 여전히 좋지 않아서 호텔식당의 밥을 먹지 못하고 혹시나 싶어 가져간 컵라면과 살구로 아침을 대신합니다.
아 살구..!! 정말로 맛있었던, 잊을 수 없을 아르메니아의 살구!
살구가 없었으면 코카서스 여정 내내 먹거리에 탈이 나서 힘들었던 식사를 뭘로 대치했을까 싶습니다.
여러분 코카서스 가시면 마음껏 드세요!!
어느새 여행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 내내 뒤척입니다.
아득하게 멀리 뻗어가던 세반 호수의 푸른 물결이 잠자리까지 따라와 적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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