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룹명/펼쳐진 일기장

냥심 사냥꾼의 귀환 -이 허무개그 어쩔 ㅋㅋㅋㅋㅋ

by 소금눈물 2018. 9. 13.





실내자전거를 타면서 공부삼아 일본 영화를 틀었다가 얼마나 웃엇던지.

뭔가 상당히 삐끕스런 포스터가 나오길래 코미디인가 했는데 이건 코미디라기보다 말도 안되는 허무개그였다.


인생모토를 궁서서체볼드로 살아온 내 전력으로는 예전 같으면 정말 어이가 없는 영화겠으나, 나이가 들어 모난 성정이  허물어지는 건지 엄청 웃으면서 봤다.


온 인상을 찌푸리며 근엄하게 사무라이의 무도를 수련하고 있는 주인공은- 현실은 빗자루를 허공에 휘두르며 놀고 있는 한심한 사위로 장모의 구박을 받으며 살고 있다.

보다못한 장모는 이 한심한 무위도식 한량을 딸에게서 떼어내려고 멀리 있는 도사로 몇달 간 수련을 가르치고 오너라 하고 보낸다.

고양이털 알러지가 있는 손녀때문에 미운털이 박힌 고양이 다마노죠를 떠 안겨서.


순탄한 여정이 될 리가 없다. '렌타루' 조각배를 사공도 없이 빌려서 파도에 휩쓸리며 도착한 무인도- 인줄 알았으나 문명이 없는 원주민- 인 줄 알았으나 일본어를 배워 잘 말하고 있고 -이지만 말비틀기를 하며 노는 이외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줄 알았으나 흰고양이를 섬기는 -

여하튼 이리하고 저리하여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듯 하다가 난데없이 그들과 친구가 되고 적이 되었다가 다시 친구가 되고 난데없는 연정이 필듯 하더가 코미디가 되다가 발리우드가 되다가-  이 중에 백미는 중간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자막!!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는 장면 바로 이어서 두둥;;

고상하게 말하면 브레히트가 말한  연극이론 소외효과 (疎外效果, alienation effect. 극 중에서 중간에 누군가가 직접 연극에 개입하여 관객에게 이 상황이 연극상황임을 환기시켜 관객이 단순한 관객이 아니고 극 중의 일원으로 연극 내로 들어가게 하는 기법)이고 막가기로 보면 만사 귀찮아, 얘 안 죽어! 우린 그런 영화 아냐! 하고 막 알려주는.


나이들었나봐.

이런 영화가 이렇게 사랑스러워지다니 ㅋㅋㅋㅋ


영화 말머리의 주제가를 잘 들어보시라.

고양이가 세계를 구원한다냥.

이 위대한 진리를 그대는 모르냥?


'그룹명 > 펼쳐진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함브라의 추억  (0) 2018.10.27
또 가을.  (0) 2018.09.16
공부하기 어려워  (0) 2018.09.12
타이베이 여행의 후유증, 그리고 지엔쫑웨이  (0) 2018.08.19
아듀 행복했던 2017년!!  (0) 2017.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