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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2014.08 대만여행 둘째날- 꾸꽁과 스린꽌디.

by 소금눈물 2014. 8. 21.

 

메모리데이터를 외장하드에 옮겨놓지 않고 딩가딩가 포스팅을 하다 파일이 전부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메모리카드 복구는 가능한데 복구비용이 이만 원이나 된다네요 ㅠㅠ

머리 쥐어뜯는 걸 본 친구가, 구매 일년 한에는 무상복구 서비스 가능하지 않냐고 하네요.

무상서비스는 가능한데, 구입당시 영수증이 확인되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또 마트 가서 굽실굽실;;; 영수증 찾으러 다음날 또 가고, 다음날 또 점심시간에 그 영수증을 서비스센터에 맡겨서 찾아오고.

여행이 아직도 안 끝난 것만 같습니다. ㅜㅜ

정신차리라니까 !!

 

자 다시 시작합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지갑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안경 찾은 걸로 억지로 쓰린 속을 위로하며 눈을 떴습니다.

오늘은 이번 여행의 정말 목적, 고궁박물관을 가는 날입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씻고 가방을 정리하고 침대시트를 정리하는데, 오잉?? 접힌 시트 사이에서 무언가 뚝 떨어집니다.

맞습니다. 어젯밤 제 속을 그렇게 열불나게 했던 지갑이었습니다!

얇은 지갑이 시트 사이로 들어갔던 모양입니다. 그러게 사람은 매너가 있어야 합니다.

하마터면 넉넉한 베드팁으로 메이드아줌마를 행복하게 할 뻔 했습니다.

 

전조가 좋네요 ^^

자, 아침 후딱 먹고 고궁박물관으로 달립니다.

MRT 단수이선을 타고 스린역에 내린 다음, 버스로 갈아 타야 합니다.

월욜일 러시아워를 제대로 맛 보았습니다.

근데 우리나라 지하철 같으면, 출발 경고음이 울려도 대충 눈치봐서 잽싸게 뒤어들어 세입!! 하잖아요.

와... 먼저 탄 내 눈 앞에서 얄짤없이 탕 닫히고, 뒤따라오던 친구는 문에 끼일 뻔하다 못 들어오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ㅠㅠ

대만은 경고음이 울리면 절대로 타면 안되겠습니다. 여러분 조심하세요.

대만 지하철 안에서는 물도 마시면 안 되는 거 아시지요? 벌금 뭅니다!

지하철을 기다릴 때는 줄을 옆으로 서세요.

또 뭐가 있더라. 암튼 그렇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줍니다.

마침 같은 방면이라 학생들 따라서 버스를 함께 탔습니다.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

세계 4대미술관이라는 고궁박물관, 죽기 전에 반드시 가 보아야 할 보물창고에 왔네요.

 

 

아..그런데 더워. 아침부터 벌써 더워 ㅠㅠ

 

 

 

우스개소리인지 진짜인지, 저 산 아래 수장고가 있어서 계속 순환전시가 된다고 하지요.

그토록 오매불망하던 어마무지한 미술품들을 직접 본다는 꿈에 부풀어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우리 사자상하곤 인상이 좀 다르네요 ^^;

 

 

아 떨리고 설렙니다.

그러놔!!

아시겠지만, 이 아름답고 놀라운 미술관 내부는 촬영이 불가합니다.

자랑못하는 것이 몹시 쓰리지만, 고궁박물관은 외부 모습밖에 보여드릴 수가 없어요 ㅜㅜ

 

결론적으로,

 

아홉시 개관시간에 맞추어 들어가서 오후 두시 경에 나왔습니다.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감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압도", 혹은 "경외감"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이전으로 훌쩍 올라가, 그 상고시대부터 내려오는 보물들, 그 위대한 장인들의 솜씨와 이 보물들을 지켜온 중국인들의 무서운 집념을 생각하니 정말 이 말 밖에 달리 떠오르는 말이 없습니다.

 

여러분 꼭 가보세요. 시간이 되신다면 정말 하루를 모두 비워서 이 박물관에서 보내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자신들의 문화에 대해 오만할 수 있었는지, 이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는 이해를 했습니다.

그럴 만 합니다. 그럴 자격이 있는 유산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화보나 도록을 통해서만 보았던 취옥백채, 육형석, 서태후의 상아루조제식합 이외에도, 시대를 거슬러 내 눈 앞에 도래한 그 보물들의 아름다움과 짐작되지 않는 가치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특히나, 상아를 빗살처럼 깎고 마치 삼베처럼 조각했던 현란한 세공솜씨들에 기가 질립니다.

드라마 <보보경심>을 통해 알아왔던 강희, 옹정, 건륭제의 보물들과 글씨들을 보고 반가워서 더 바짝 코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옹정제 시대의 화려한 도자기들을 같은 시대 정조의 검박한 자기문화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우리 정조께서는 그런 화려한 그릇들을 아주 싫어하셨지요 ^^;;)

 

썰물처럼 끝도 없이 밀려오는 중국 본토관광객들과 일본관광객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다니느라 짜증도 나고, 한글 설명이 부족한 것에 마음 한 편 씁쓸해지기도 하면서 쉬지 않고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발바닥에 불이 나는 듯 합니다.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께 팁이라면.-

일단 1층을 전부 돌아보세요. 박물관이 그때 전시하는 문화재의 요약을 먼저 보시는 게 좋아요.

층마다, 조각, 회화, 도자기, 글씨 등으로 전시품들이 다르니 감안하시구요.

아 참, 그리고 크로스백은 소지가 가능한데, 백팩은 안 됩니다. 1층 티켓 판매대 옆으로 보관대가 있습니다.

 

 

본토 중국인들은 여기 와서 돌아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본토에 남아 있엇으면 문화혁명 와중에 어떻게 버텼을까 생각하면 그것도 참 그렇고.

 

부럽기도 하고 심사가 복잡합니다.

 

조형미술이나 회화에서는 그래도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왔는데, 글씨와 문서에 이르니 할 말이 없습니다.

몰라~ 뭔가 대단히 근사해보이는 글씨긴 해.

까막눈이 뭘 알겠어요.  =_=

 

위에서 보고 내려와 1층에서 다시 4층으로 올라가면, 자금성 양심전을 복원해놓은 싼시탕(삼희당)이 있습니다.

중국식 레스토랑이라고나 할까요.

여기 딤섬도 차도 맛있다고 하는데, 가 보니 사람도 많고 가격도 만만찮을 것 같아 그냥 내려왔습니다.

뭐.. 다음에 가서 먹어보지요 ^^;

 

 

 

 

윽!!

여길 꼭 보고 싶었는데 문이 닫혔네요.

고궁박물관 바로 옆에 붙은 지선원은, 박물관 당일티켓이 있으면 무료입장입니다.

그런데 하필 우리가 간 날이 많은 문화재들이 휴관하는 월요일이었어요. ㅠㅠ

 

 

 

여기 정원이 참 고즈넉하고 이쁘다는데...

아쉬운 발길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날 전시 목록 중에, 명나라때 유명한 화가이고 문인이었던 당인과 임씨부인의 아름다운 그림들이 많았어요.

특별전이었던 모양이예요.

명나라 사대부들의 여흥과 문예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머지 않아 다시 꼭 와 보고 싶은 고궁박물관.

 

 

 

 

한쪽으로 운치있는 나무 다리가 있어서 더위를 식힐 겸 산책하며 돌아옵니다.

 

어느새 오후가 되었습니다.

다리도 무진장 아프고 배도 고픕니다.

우리 여정은 단수이로 이어집니다.

가기 전에 배가 고파서 스린역에 내려서 식당을 찾아보는데 도무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까 싼시탕에서 딤섬을 먹고 왔어야 했나? ㅜㅜ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헤매 다니다 들른 길 가 식당.

대만 편의점은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게 잘 되어 있는데 마침 들렀던 편의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요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되는대로 아무 거나 먹기로 합니다.

 

가격도 싸고 음식맛도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이보세요. 배가 고프고 정신이 혼미하면 사진도 이따위가 됩니다.ㅠㅠ

 

 

 

 

사실 저는 여기 가 볼 생각은 못 했어요.

가기 전에 정보담당을 맡은, 겁나 훌륭한 친구가 계획한 사림관저.-스린꽌디입니다.

 

장개석, 송미령부부가 머물던 별장으로, 지금은 스린꽌디공원이 되어 있는데 식물원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입구부터 신기한 나무들.

 

 

 

중국인 손님들입니다.

 

 

 

 

 

 

방문객에게도 개방되어 있다는데 월요일이라 또 폐관 -_-;;

 

 

 

 

 

 

 

 

 

 

그분의 공과는 뒤로 하고, 정성스럽게 가꾼 관저였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우리도 있는데.

청남대가 지척인데 아직 한 번도 못 가보았네요.

 

 

 

으미.. 뭐 이런 것도 있고.

 

 

 

 

간 사람들은 죄다 그 앞에서 인증사진들을 찍고.

 

 

 

 

꽃이 매달린 모습을 보면 능소화처럼 맺히는데, 색깔이 여간 강렬하지 않습니다.

여기 장미정원이 예쁠 것 같은데 철이 아니라 그건 보지 못했어요. 아쉽습니다.

 

아 이제 다시 MRT를 타고 단수이로 가야합니다.

 

아 더워 더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