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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규장각

38회. 슬픈 얼굴들

by 소금눈물 2011. 11. 7.



아바마마의 심정도 이러하셨습니까
아무리 주청드려도 끝내 내치시는 전하를 보며, 아바마마도 이리 힘들고 괴로우셨습니까...
아바마마..
소자는 이제 어찌해야 하는 것입니까...



내가..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죄없는 내 아들을...



나는 지금이라도 세손이 부정하고 옥체를 보전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허나 세손은 절대로 그리할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그래서 나는 어찌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죽어도 그리할 수 없는 세손에게, 이 어미를 생각해달라고 말할 수도, 그렇다고 고초를 겪는 세손을 그냥 바라볼수만도 없어서...



어마마마...




아바마마!
소자 억울하옵니다. 아바바마!!...




왜 그리하였느냐...
왜 그때 내게 아무말도 해주지 않은 것이냐...
어째서, 살아서도 죽어서도 너에겐 이토록 모질고 나쁜 아비로 만든 것이냐
이 아비를 용서하지 말거라




미안하다... 미안하다 선아...



내 긴히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불렀다.
올해가 병신년이니 네 나이 벌써 스물 다섯이로구나.
그만하면 되었다.

지난 윤대에서 내가 너한테 누구의 아들인가 물었다지.
그래, 그렇다고 들었다.
그런데 나는 그것이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나는 왜 내가 그것을 기억을 못하는지 너 또한 알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 나는 매병을 앓고 있다.
그때문에 그렇게 너한테 가혹하게 굴고 기억조차 까맣게 못하는 것이다.

어리석었더구나.
왜 그 사실을 감추려 하였느냐.
어찌 나를 위하여 그것을 덮어두려 하였어.
어찌그리 너도... 죽은 네 아비를 그처럼 닮은 것이냐...

내가 너한테 답을 듣겠다고 했다지.
그 답을 내가 주마.




너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너는 분명, 죽은 내 아들 선이의 자식이고 내 뒤를 이어 보위에 오를 이 나라의 세손이다.



--
오늘은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너무 늦게 도착한 편지.

평범한 한 폭 산수화 속에 비밀이 전해진 14년 전의 그 편지가 주인을 찾아 돌아와 이렇게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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